돈이 궁했다.헌트는 철사를 손가락으로 비틀었다. 뭐라도 만들어야 했다.구부리고, 감아보고, 다시 펼쳤다.그 순간—철사가 스스로 튀어 오르듯 감겼다. ‘이거다.’ 그는 곧장 특허를 냈고, 그 특허를 단돈 400달러에 팔아버렸다. 1. 바늘은 언제나 위험했다인류는 오래전부터 옷을 고정할 방법을 고민해 왔다. 고대 로마에서는 피뷸러(fibula)라는 브로치를 사용했으며, 중세 유럽에서는 브로치와 긴 핀이 널리 쓰였다. 하지만 이러한 도구들은 모두 날카로운 바늘 끝을 그대로 드러낸 채 사용되었고, 손을 찌르는 사고가 빈번했다. 동양에서도 비슷한 고정장치가 있었으나, 여전히 완벽한 해결책은 아니었다. 바늘은 유용했지만, 동시에 조심스럽게 다뤄야 하는 도구였다. 2. 철사가 세상을 바꾸었다19세기 들어 산업혁명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