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소한 이야기 29

창작의 장터, 엣시(Etsy) 이야기

By Charles & Hudson, CC BY-SA 2.0, wikimedia commons.시작은 작은 아이디어에서2005년, 미국 뉴욕 브루클린의 한 공방에서 세 명의 청년이 고민에 빠졌다. 세상에는 수많은 예술가, 장인, 공예가가 있지만 이들이 자신의 작품을 자유롭게 소개하고 판매할 수 있는 온라인 공간은 매우 부족했다. 흔히 아는 대형 플랫폼들은 대량 생산된 공산품 중심이었고, 작은 창작물은 설 자리가 없었다. 이 고민에서 시작된 것이 바로 엣시(Etsy)다. 이름의 유래는 다소 즉흥적이다. 공동 창립자 중 한 명인 로버트 칼린(Robert Kalin)이 이탈리아 영화를 보다 "엣시(Etsy)"라는 말을 듣고, 어감이 좋다는 이유로 플랫폼 이름으로 삼았다. 뜻은 명확하지 않았지만 어쩌면 그조차도..

사소한 이야기 2025.06.28

007: 숀 코너리가 최초의 제임스 본드 배우?

By TV episode screenshot (CBS), Public Domain, wikimedia commons최초의 제임스 본드는 숀 코너리가 아니다대부분의 사람들은 제임스 본드 하면 자연스럽게 숀 코너리(Sean Connery)를 떠올린다. 그리고 흔히 그가 최초의 007이라고 알고 있다. 하지만 엄밀히 따지면, 스크린 속 본드를 처음 연기한 인물은 숀 코너리가 아니다. 숨겨진 007의 시작, 배리 넬슨최초의 제임스 본드 배우는 미국 배우 배리 넬슨(Barry Nelson)이다. 1954년, 미국 텔레비전 시리즈 〈Climax!〉의 한 에피소드로 이언 플레밍의 소설 《카지노 로얄(Casino Royale)》이 방송됐다. 이 작품에서 배리 넬슨은 지미 본드(Jimmy Bond)라는 이름으로 본드를 ..

사소한 이야기 2025.06.23

네덜란드(Netherlands)와 홀란드(Holland), 같은 나라가 아니다

By LLs, CC BY-SA 4.0, wikimedia commons'홀란드(Holland)'라는 이름을 네덜란드라는 나라 전체로 잘못 부르는 경우는 세계 곳곳에서 쉽게 볼 수 있다. 그러나 실제로 둘은 분명히 다르다. 홀란드는 네덜란드의 일부 지역을 가리키는 말일 뿐, 국가 전체를 대표하는 표현은 아니다. 홀란드의 위치와 비중네덜란드는 총 12개의 주(Province)로 구성돼 있다. 이 가운데 '북홀란드(Noord-Holland, 노란색 부분)'와 '남홀란드(Zuid-Holland)' 두 지역을 통틀어 홀란드라 부른다. 이 지역은 네덜란드 서부 해안에 걸쳐 있으며, 암스테르담, 로테르담, 헤이그 같은 핵심 도시들이 이곳에 몰려 있다. 홀란드는 네덜란드의 일부지만, 경제·문화적으로 큰 비중을 차지하는..

사소한 이야기 2025.06.23

파상풍, 과연 녹 때문일까?

녹슨 못에 긁히거나 쌀짝 찔리면 바로 파상풍이 머리에 떠오른다. 당신만 그런 것이 아니다. 오래전부터 사람들 사이에는 '녹슨 못에 찔리면 파상풍에 걸린다'는 믿음이 퍼져 있었다. 하지만 이 통념은 사실과는 다소 거리가 있다. 전문가들은 이 이미지가 오해에서 비롯되었으며, 파상풍의 원인은 '녹'이 아니라 박테리아라고 강조한다. 파상풍은 어떻게 생기는가?파상풍은 클로스트리디움 테타니(Clostridium tetani)라는 세균에 의해 발생하는 심각한 감염병이다. 이 박테리아는 흙, 먼지, 동물의 배설물 등 다양한 환경에서 흔히 발견된다. 특히 공기가 없는 조건에서 활발히 증식하는데, 인체 내 깊숙한 상처가 그런 환경을 제공한다. 이 세균은 포자 상태로 오래 생존할 수 있으며, 상처를 통해 몸속으로 침투한 뒤..

사소한 이야기 2025.06.20

눈이 오면 왜 세상이 조용해질까

- - - 6월에 하는 겨울 생각 - - -내가 눈을 사랑하는 까닭은 눈이 조용히 내리기 때문입니다.내가 전쟁을 싫어하는 까닭은 전쟁이 소란스럽기 때문입니다.(김세경) 낯선 고요 속의 풍경눈 오는 날, 거리의 소음은 마치 꺼진 듯 잦아든다. 익숙했던 자동차의 굉음도, 사람들의 발걸음도, 갑자기 모두 사라진 듯 느껴진다. 많은 이들이 이 정적에 대해, ‘눈이 온 세상을 덮었다’라고 표현하지만 그것은 단순한 시적 표현만은 아니다. 눈은 실제로 세상의 소리를 지우는 자연의 장치다. 눈송이 사이의 공기층눈송이는 눈에 보이지 않을 만큼 작고 복잡한 구조를 갖고 있다. 이 정교한 결정들은 서로 부딪히며 수많은 공기 주머니를 만든다. 이 공기층은 우리가 흡음재로 사용하는 방음 패널과 비슷한 역할을 한다. 소리의 파동..

사소한 이야기 2025.06.20

소리로 유리잔을 깨뜨릴 수 있을까?

여리고 성벽의 전설"이에 백성은 외치고 제사장들은 나팔을 불매 백성이 나팔 소리를 들을 때에 크게 소리 질러 외치니 성벽이 무너져 내린지라” (여호수아 6장 20절) 고대 이스라엘의 여리고 성벽 이야기에서, 소리가 거대한 성벽을 무너뜨렸다는 전설이 전해진다. 이 이야기는 수천 년 동안 사람들의 상상력을 자극해왔다. 정말 소리의 힘이 물리적인 구조물을 무너뜨릴 수 있을까? 이 흥미로운 질문은 단순한 신화를 넘어, 현대 과학에서 연구되는 주제이기도 하다. 그 대표적인 사례가 바로 소리로 유리잔을 깨뜨리는 공명 현상이다. 소리와 공명의 원리소리는 공기를 매질로 삼아 전달되는 에너지의 일종이다. 이 에너지는 파동의 형태로 퍼지며, 파동이 물체에 닿으면 그 안에 있는 입자들 역시 진동하게 된다. 이때 소리의 진..

사소한 이야기 2025.06.18

낙수효과와 분수효과: 성장 철학의 충돌

1. 성장의 출발점을 둘러싼 논쟁경제 성장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이 질문에 대한 답은 정치적 이념과 경제학적 철학에 따라 갈린다. 그중에서도 가장 뚜렷하게 대립하는 두 가지 관점이 바로 낙수효과와 분수효과다. 이 두 이론은 단순한 학문적 논쟁을 넘어 실제 정책과 국가의 경제전략에 지대한 영향을 미쳐왔다. 2. 낙수효과 (trickle-down effect)낙수효과는 부유층과 기업이 성장의 엔진 역할을 한다는 전제를 바탕으로 한다. 상위 계층에 대한 감세와 규제완화가 이루어지면 투자와 생산이 확대되고, 이로 인해 고용이 늘어나면서 전 계층으로 부의 확산이 일어난다는 논리다. 1980년대 미국의 레이건 정부가 대표적으로 이 이론을 정책에 적용했다. 시장의 자율성과 효율성을 강조하는 신자유주의 경제관이 이 ..

사소한 이야기 2025.06.17

왜 정지표지판(Stop Sign)은 팔각형일까?

교통표지판에 숨겨진 재미있는 역사 이야기오늘날 우리가 도로를 달릴 때 가장 익숙하게 보는 교통표지판 중 하나가 바로 빨간색에 흰 글씨로 적힌 팔각형 정지표지판(Stop Sign)이다. 이 단순해 보이는 디자인은 너무나 자연스럽게 느껴지지만, 사실 여기에 이르기까지는 꽤 흥미로운 역사가 숨어 있다. 정지표지판의 등장 이전20세기 초반, 미국의 도로상황은 지금과는 완전히 달랐다. 차선도 없고, 운전면허도 필요하지 않았으며, 교통표지판조차 존재하지 않았다. 말 그대로 도로는 혼돈의 공간이었다. 자동차는 빠르게 보급되었지만 교통규칙은 제대로 마련되지 않았기 때문에 사고가 끊이지 않았다.By Romans Photographic Company, Public Domain, wikimedia commons.정지표지판의..

사소한 이야기 2025.06.17

우측 주행, 어떻게 시작되었을까?

서론: 길지 않은 전통 우리는 매일 당연하게 오른쪽으로 운전한다. 하지만 곰곰 생각해보면 왜 꼭 오른쪽이어야 했을까 하는 궁금증이 생긴다. 사실 오른쪽으로 운전하는 전통은 생각만큼 오래 된 것이 아니다. 그 배경에는 역사와 문화, 그리고 중세 기사들의 결투까지 얽혀 있다. 중세 기사들의 전략적 선택, 좌측 주행중세 유럽에서 기사들은 주로 왼쪽으로 말을 타고 다녔다. 왜냐하면 대부분의 사람들이 오른손잡이였고, 이렇게 하면 반대편에서 오는 적을 향해 쉽게 검을 휘두를 수 있었기 때문이다. 이 경우 왼쪽 주행은 전투에서의 효율성을 고려한 전략적인 선택이었다. 당시에는 왼손잡이에 대한 편견도 있었고, 따라서 오른손잡이 기사들의 전투방식에 맞춰 도로 방향이 정해졌다. 1300년경, 교황 보니파시오 8세는 이러한..

사소한 이야기 2025.06.16

눈 맞춤: 왜 오래 눈을 마주치기 어려울까?

서론사람과 사람이 대화를 나눌 때 눈을 마주치는 순간은 특별한 의미를 지닌다. 눈맞춤은 단순한 시선 교환을 넘어 감정과 의도가 교류되는 중요한 비언어적 소통 수단이다. 하지만 의외로 많은 사람들이 오랜 시간 눈을 마주치는 것을 불편해하거나 어려워한다. 이는 단순한 예절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의 뇌와 마음이 눈맞춤을 어떻게 처리하는지와 깊은 관련이 있다. 1. 눈맞춤 시 뇌의 활성화눈맞춤은 뇌 속에서 매우 강력한 자극으로 작용한다. 서로를 똑바로 바라보는 ‘상호 응시(mutual gaze)’의 경우 전두엽의 활동이 현저히 증가한다. 전두엽은 사고와 감정 조절, 사회적 판단을 담당하는 영역으로, 상대방의 표정과 시선을 해석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특히 편도체(amygdala)는 눈맞춤에 의해 활성화되..

사소한 이야기 2025.0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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