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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이의 법칙: 공급이 수요를 만든다. 과연 그럴까?

Egaldudu 2025. 4. 25. 09:26

 

이미지 출처: 픽사베이

목차

1. 세이의 법칙이란 무엇인가?
2. 세이의 법칙을 반박한 케인스 경제학
3. 현대 시장에서 공급과 수요의 복잡한 관계 
4. 공급만으로는 부족하다

 

 

세이의 법칙이란 무엇인가?

세이의 법칙(Say’s Law) 19세기 초 프랑스 경제학자 장 바티스트 세이(Jean-Baptiste Say)가 주장한 고전경제학의 핵심 이론이다. 그 내용은 간단하다.

 

“모든 공급은 스스로 수요를 창조한다.”

 

이 법칙에 따르면, 생산자가 재화나 서비스를 공급하면 그 과정에서 발생한 소득이 다른 재화나 서비스에 대한 수요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 시장에서는 생산과 소비가 자연스럽게 균형을 이루며 순환한다는 전제이다.

 

세이의 법칙은 자유시장 경제의 기본 전제로 자리 잡았고, 정부의 개입 없이도 시장은 스스로 조절된다는 고전파 경제학의 근거가 되었다.

 

세이의 법칙을 반박한 케인즈 경제학

20세기 초, 영국의 경제학자 존 메이너드 케인즈(John Maynard Keynes)는 세이의 법칙에 강하게 반대했다. 그는 대공황이라는 전례 없는 경제위기를 겪으며 수요가 부족하면 공급이 아무리 많아도 경제는 돌아가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케인즈의 견해에 따르면 경제를 움직이는 쪽은 수요다. 사람들이 소비를 하지 않으면 공급된 재화는 팔리지 않는다. 기업은 손해를 보게 되고 결국 경제는 침체에 빠진다. 따라서 정부는 적극적으로 수요를 촉진해야 한다는 주장이 케인즈 경제학의 핵심이다. 오늘날 많은 국가들이 재정지출, 금리조절 등으로 경제를 관리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현대 시장에서 공급과 수요의 복잡한 관계

현실 경제는 세이의 법칙처럼 단순하지 않다. 공급이 있다고 해서 반드시 수요가 생기는 것은 아니다예를 들어, 경기둔화와 함께 명절 선물세트 시장도 변했다. 과거에는 대형마트와  백화점들이 앞다퉈 고급 한우세트, 프리미엄 건강식품, 고가의 과일세트 등을 대량으로 준비했다. 공급만으로도 수요가 따라올 것이라 기대했다.

 

하지만 경기침체와 실속 소비트렌드가 자리 잡으면서 소비자들은 더 이상 비싼 선물세트를 선호하지 않았다. 실속형, 중저가형 선물이 주목받기 시작했고, 고가의 선물세트는 점점 외면받기 시작했다.

 

또 하나의 익숙한 예로 패션트렌드의 변화가 있다. 유행이라 믿고 대량 생산된 옷이라도 소비자들의 취향이 바뀌면 팔리지 않고 재고로 남는다. 공급만으로 수요를 창출할 수 없는 대표적 사례다.

 

세이의 법칙은 고전경제학의 중요한 이론이지만 현대 시장에서는 수요 중심의 사고가 더 현실적이다. 기술혁신은 스마트폰, 전기차, 스트리밍 서비스 같은 새로운 수요를 만들어냈고, 소비자의 취향과 가치관의 변화는 친환경 제품이나 윤리적 소비처럼 공급의 방향을 바꾸었다.

 

공급만으로는 부족하다

세이의 법칙은 시장 자율조정의 개념을 이해하는 데 의미가 있지만 오늘날 경제는 훨씬 더 복잡한 요인들에 의해 움직인다. 수요의 힘, 사회적 트렌드, 심리적 요소까지 고려할 때 공급이 수요를 창출한다는 단순한 논리만으로는 시장을 설명하기 어렵다공급과 수요는 상호작용하며 때로는 수요가 공급을 이끌고, 때로는 공급이 새로운 수요를 만들어내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