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론
해염(바다소금)은 천연, 건강, 프리미엄이라는 이미지를 갖고 있다. 하지만 최근 여러 연구에서 해염이 더 이상 순수하지 않을 수 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미세플라스틱 오염이 그 이유다.
소금에서 검출된 미세플라스틱
2020년 독일의 한 연구에 따르면 당시 독일 매장에서 판매되던 해염 15종 모두에서 미세플라스틱이 검출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제품에서는 1kg당 550개에서 681개의 미세플라스틱 입자가 포함되어 있었고, 프리미엄 소금으로 알려진 ‘Fleur de Sel’에서는 최대 1800마이크로그램에 달하는 미세플라스틱이 검출되었다.
검출된 미세플라스틱의 대부분은 폴리에틸렌 테레프탈레이트(PET) 계열이었다. 이는 흔히 페트병이나 식품 포장재에 사용되는 플라스틱으로 환경 중에서 분해되어 미세플라스틱 형태로 남게 된다.
우리나라에서도 비슷한 조사가 있었다. 2018년에 인천대학교와 국제 환경단체 그린피스가 실시한 조사에서 한국의 천일염 샘플 3개에서도 모두 1kg당 100~200여 개의 미세 플라스틱이 검출되었다. 이는 조사된 여러 나라의 총 39개 소금(해염, 호수염, 암염) 가운데 28개의 해염 샘플 중 오염도 상위권에 해당하는 것이었다.
미세플라스틱이란 무엇인가
미세플라스틱은 크기 5mm 이하의 작은 플라스틱 입자를 의미하며, 일반적으로 다음과 같이 1차 미세플라스틱과 2차 미세플라스틱으로 구분된다.
● 1차 미세플라스틱은 애초에 미세한 형태로 만들어진 플라스틱이다. 주로 세안제, 치약, 화장품, 합성섬유 등에서 발생하며, 사용 후 하수로 유입된다.
● 2차 미세플라스틱은 기존의 플라스틱 제품이 햇빛, 바람, 마찰 등의 환경적 영향으로 작게 부서지면서 생성된다. 플라스틱 쓰레기, 어망, 포장재 등이 시간이 지나면서 자연스럽게 미세플라스틱으로 변한다.

미세플라스틱이 왜 문제가 되는가
미세플라스틱은 자연적으로 분해되지 않으며, 환경 중에 장기간 잔류하게 된다. 미세플라스틱 자체는 플라스틱 조각에 불과하지만 그 표면적이 넓고 반응성이 높아 다양한 유해 화학물질을 흡착할 수 있다.
독일 킬 대학교의 독성학자 에드먼드 매서(Edmund Maser) 교수는 미세플라스틱이 DDT, 다이옥신, 중금속 등의 지속성 유기오염물질을 흡착하고, 이를 체내로 운반할 가능성을 지적한 바 있다.
해양 생물은 먹이를 섭취하거나 물을 여과하는 과정에서, 환경에 포함된 미세플라스틱을 함께 섭취하게 된다. 조개류, 멸치, 플랑크톤 등은 바닷물 속에 포함된 미세한 플라스틱 입자를 걸러내지 못하고 체내로 흡입하게 되며, 이러한 오염 수준은 바다 환경에 따라 달라진다.
미세플라스틱은 소금뿐 아니라 생수, 음용수, 어패류, 맥주, 그리고 공기 중 먼지에서도 검출된 사례가 있다. 플라스틱 용기에서 발생한 입자, 의류 섬유 조각, 플라스틱 제품의 마모 등이 주요한 원인이다. 미세플라스틱은 특정 식품에 국한되지 않고 생활 전반에 존재하며 지속적으로 노출될 수 있다.
결론
미세플라스틱은 특정 식품이나 지역의 문제가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확산된 환경적 현상이다. 이에 대한 인체 영향은 아직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지만 다양한 경로를 통해 지속적으로 노출될 수 있다는 사실은 확인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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