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소한 이야기

날이 추워지면 우리 몸은 왜 더 허약해질까?

Egaldudu 2025. 9. 8. 13:10

이미지 출처: 픽사베이

 

서론

겨울이 되면 감기와 독감, 기관지염 같은 호흡기 질환이 눈에 띄게 늘어난다. 하지만 이 현상을 단순히날씨가 춥기 때문이라고 설명할 수는 없다. 바이러스가 살아남기 좋은 조건, 환기가 부족한 생활 환경, 그리고 추위로 흔들리는 우리 몸의 면역체계가 서로 맞물리면서 겨울은 감염병이 퍼지기 쉬운 계절이 된다.

 

1. 바이러스에 유리한 계절

호흡기 바이러스 가운데 상당수는 지질막(외피)을 가진다. 이 외피는 추운 환경에서 더 단단해져 바이러스를 안정적으로 보호한다. 덕분에 인플루엔자 같은 바이러스는 겨울철 공기에서 더 오래 살아남고, 감염력이 강해진다.

 

게다가 겨울의 건조한 공기는 침방울을 작고 가볍게 만들어 공기 중에 오랫동안 떠다니게 한다. 여름에는 습도가 높아 비말이 금세 무거워져 떨어지지만, 겨울에는 작은 비말 속에 담긴 바이러스가 훨씬 더 멀리 퍼질 수 있다.

 

2. 닫힌 실내, 부족한 환기

추운 계절에는 대부분 실내에서 더 많은 시간을 보낸다. 전문가들은 이렇게 건조하고 밀폐된 환경이 두통, 기침, 피로 같은 증상을 일으키고, 점막을 자극해 바이러스 감염에도 취약하게 만든다고 지적한다.

 

퀸즐랜드대학교의 라리사 랩진(Larisa Labzin) 박사는겨울철 실내 습도가 낮아지면 피부가 건조해질 뿐 아니라, 바이러스 입자가 공기 중에 더 오래 머물러 전파가 쉬워진다고 설명한다. 따라서 겨울철 건강을 지키려면 주기적으로 창문을 열어 환기하는 습관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미지 출처: 픽사베이

 

3. 추위와 면역력의 관계

차가운 환경은 우리 몸의 방어체계를 약화시킬 수 있다. 영국 카디프 대학 연구팀에 따르면, 찬물에 20분간 발을 담그게 했던 참가자들이 며칠 뒤 더 잘 감기에 걸리는 결과를 보였다. 이는 신체 일부가 차가워질 때 감염에 취약해질 수 있음을 시사한다.

 

추위는 근본적으로 혈관을 수축시키고 면역 세포의 활동을 둔화시킨다. 여기에 햇빛이 줄어들면서 비타민 D 합성이 부족해지는 것도 영향을 준다. 비타민 D는 항균 펩타이드 생성을 촉진하고 면역 반응을 조율하는데, 겨울철 결핍은 감염에 대한 취약성을 높인다.

 

4. 추위와 코의 기능 저하

코 점막은 우리 몸이 외부 병원체와 맞서는 첫 번째 방어선이다. 그러나 추운 공기를 들이마시면 내부 온도가 떨어지고 혈관이 수축하여 면역 세포의 기능이 약화된다. 2022알레르기 임상 면역학 저널 (JACI) 발표된 한 연구는 코 안의 온도가 단 5도만 낮아져도 면역세포의 절반가량이 무력화된다는 사실을 보여주었다.

 

또한 차가운 공기에 노출되면 코와 기관지의 점액-섬모 청소 기능(mucociliary clearance)이 둔화된다. 섬모 운동이 저하되고 점액이 끈적해져, 이물질과 병원체를 효과적으로 밖으로 밀어내지 못해 호흡기 질환의 위험이 커진다

 

결론

겨울철 감염병 증가는 바이러스의 생존 조건, 환기가 부족한 생활 환경, 추위로 약해진 면역력, 그리고 호흡기 방어선의 취약성이 동시에 작용한 결과다.

 

따뜻하게 입는 것은 기본이다. 여기에 실내 공기를 자주 환기시키고, 적정 습도를 유지하며, 손 위생과 영양 관리까지 신경 쓰는 것이 겨울철 건강을 지키는 핵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