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론: 통조림의 탄생
1. 전쟁이 만든 보존 기술의 혁명
2. 금속 캔의 등장과 뜻밖의 난관
3. 전쟁 식량에서 식탁의 필수품으로
결론: 통조림의 현재와 미래
서론: 통조림의 탄생
통조림은 어디에나 있다. 마트에도 있고, 캠핑장에도 있고, 심지어 우주에서도 볼 수 있다. 그러나 이 단순한 금속 캔 뒤에는 전쟁과 생존의 역사가 숨어 있다. 통조림은 원래 편의를 위해 고안된 것이 아니라 굶주린 병사들을 살리기 위해 탄생했다.
1. 전쟁이 만든 보존기술의 혁명
1795년, 프랑스 황제 나폴레옹 보나파르트는 군대를 이끌며 한 가지 문제에 직면했다. 전투에서 승리하는 것도 중요했지만, 그보다 더 시급한 건 썩어가는 식량 문제였다. 당시에는 음식을 장기간 보관할 방법이 마땅치 않았고, 병사들은 상한 음식 때문에 병들거나 굶주려 쓰러졌다.
나폴레옹은 "음식을 오래 보관할 방법을 찾는 사람에게 12,000프랑(오늘날 수억 원 상당)의 상금을 주겠다"고 선언했다. 이 도전에 응한 사람이 바로 니콜라 아페르(Nicolas Appert)라는 프랑스 요리사였다.
아페르는 오랜 실험 끝에 음식이 공기와 만나면 상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그는 음식을 유리병에 넣고 끓는 물에 가열한 후 밀봉하는 방법을 개발했다. 놀랍게도, 이렇게 보관된 음식은 몇 달이 지나도 신선한 상태를 유지했다. 이 획기적인 기술 덕분에 프랑스 군대는 썩지 않는 식량을 손에 넣게 되었고 이 때문에 전쟁의 판도도 변하였다.
그러나 유리병은 너무 깨지기 쉬웠다. 전쟁터에서 운반하기에는 너무 약하고 불편했다.
2. 금속 캔의 등장과 뜻밖의 난관
1810년, 영국의 발명가 피터 듀란드(Peter Durand)는 음식보관에 금속 깡통(주석도금 철제 캔)을 사용하자는 아이디어를 특허 등록했다. 유리병보다 훨씬 튼튼하고 가벼운 금속 캔은 전쟁터에서 완벽한 식량 보관방법이었다. 이제 음식이 깨질 걱정 없이 더 오래, 더 안전하게 보관될 수 있었다.
하지만 완벽해 보이던 이 새로운 기술에는 엄청난 문제가 하나 있었다. 깡통을 열 방법이 없었던 것이다. 지금은 너무 당연한 캔 따개, 하지만 당시엔 그런 게 없었다. 병사들은 깡통을 칼로 찌르고, 돌로 내리치고, 심지어 총으로 쏘면서 열어야 했다. 어떤 경우에는 깡통을 열다 손을 다치거나, 잘못하면 아예 음식을 못 먹고 버리는 일도 많았다.
믿기 어렵겠지만, 캔 따개가 발명된 것은 통조림이 등장한 지 40년이 지난 후였다.
3. 전쟁 식량에서 식탁의 필수품으로
초기에는 통조림이 군대와 탐험가들을 위한 비상식량으로만 사용되었다. 하지만 기술이 발전하면서 일반 가정에서도 필수식품으로 자리 잡기 시작했다.
콩, 수프, 참치, 고기 통조림은 냉장 보관 없이도 오래 사용할 수 있는 필수 식재료였다. 토마토 통조림은 계절에 구애받지 않고 다양한 요리에 활용되는 기본재료로 자리 잡았다. 연유와 증발우유 같은 우유 통조림은 신선한 우유 없이도 커피나 디저트를 즐길 수 있도록 만든 혁신적인 제품이었다.
하지만 인간의 창의력은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시간이 지나면서 더욱 기이한 통조림들이 등장했는데, 갓 구운 것이어야 한다는 상식을 깨부순 통조림 치즈버거, 깡통을 열면 젤라틴 속에서 통째로 익힌 닭이 모습을 드러내는 통조림 닭 한 마리, 그리고 마치 "빵을 굽는 시대는 끝났다"고 선언하는 듯한 통조림 빵까지 다양했다.
결론: 통조림의 현재와 미래
오늘날에도 통조림은 여전히 필수적인 보관기술로 자리 잡고 있다. 자연재해가 발생하면 가장 신뢰할 수 있는 비상식량이 되고, 한 나라에서 생산된 식품이 지구 반대편까지 안전하게 전달될 수 있도록 돕는다.
또한, 국제무역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며, 우주비행사들에게는 지구 밖에서도 안전한 식사를 보장하는 우주식량으로 활용된다. 통조림은 단순한 저장기술을 넘어, 인류의 생존과 발전을 함께해 온 혁신적인 발명품이라 할 수 있다.
현재 전 세계 통조림 산업은 대략 130조 원 규모이며, 매년 수십억 개의 깡통이 생산되고 있다. 인류가 존재하는 한, 통조림은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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