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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는 눈이 오면 왜 신이 날까

흑백만 본다는 건 사실이 아니다개들이 눈 오는 날 유독 들뜬 모습을 보일 때 예전에는 그것을 흔히 개의 제한된 시각으로 설명하곤 했다. 나 역시 누구한테 들었는지 정확히 알 수 없지만 몇 해 전까지만해도 생각없이 개는 흑백으로 세상을 본다고 믿고 있었다. 눈 올 떼 마당에서 이리 저리 껑충껑충 뛰는 개를 보면 굳이 그걸 의심할 이유도 없었던 것 같다. 그러나 그건 현대 과학에 따르면 잘못된 설명이다. 개의 시각은 인간과 다르다사람이나 개 모두, 눈 속에 간상세포와 원추세포라는 두 가지 광수용체(光受容體)를 가지고 있다. 간상세포는 어두움과 밝음을 구분하는 기능을 하며, 원추세포는 색을 인식한다. 사람의 경우, 세 종류의 원추세포를 갖고 있어 빨강, 초록, 파랑 빛을 구분할 수 있다. 반면 개는 두 종류..

동식물 이야기 2025.05.03

닮은 듯 다른, 돌고래(dolphin)와 쇠돌고래(porpoise)

바다 위를 힘차게 가르며 수면 위로 튀어오르는 동물, 돌고래는 사람들에게 가장 친숙한 해양 포유류다. 하지만 이와 비슷하게 생긴 또 다른 동물이 있다. 바로 쇠돌고래다. 겉모습은 비슷해 보여도 이 둘은 생물학적으로 완전히 다른 계통에 속한다. 약 1,500만 년 전, 돌고래와 쇠돌고래는 공통 조상에서 갈라져 각각 독립적인 진화 경로를 걷기 시작했다. 목차1. 같은 고래, 다른 과 2. 외형의 미묘한 차이 3. 행동의 대비 4. 멜론(melon), 음파 탐지의 차이 5. 생태적 역할과 분포 6. 결론: 이름에 속지 말 것 같은 고래, 다른 과돌고래와 쇠돌고래는 모두 이빨고래류(toothed whales, Odontoceti)로 분류되지만, 더 좁은 분류 단계인 ‘과(family)’에서는 갈라진다. 돌고래..

동식물 이야기 2025.05.03

비둘기 새끼가 눈에 안 띄는 생태적 이유

비둘기는 많은데 새끼는 왜 안 보일까?도심 한복판, 어디를 가든 비둘기는 눈에 띈다. 지하철역 입구, 버스 정류장, 광장 바닥, 간판 위. 공원을 걷다 보면 나란히 앉은 비둘기 무리를 쉽게 볼 수 있다. 그런데 이토록 많은 비둘기들 가운데 ‘비둘기 새끼’를 본 기억이 있는 사람은 드물다. 어딘가에서 새끼가 자라고 있을 텐데 왜 우리는 한 번도 그 모습을 마주치지 못했을까? 높은 곳에서 숨어 키운다비둘기의 조상은 유럽과 서아시아의 절벽 지대에 서식하던 야생 바위비둘기(Rock Dove)이다. 그 습성은 오늘날 도시의 비둘기에게도 이어져 있다. 다만 지금은 바위 대신 콘크리트 건물의 틈, 간판 위, 고가도로 하부처럼 인공적인 구조물을 번식지로 삼는다. 이들은 사람 손이 닿기 어렵고 눈에도 잘 띄지 않는..

동식물 이야기 2025.05.03

거꾸로 선 생명의 나무, 바오밥(baobab tree)의 진화와 기원

목차1. 이상한 나무, 바오밥 2. 『어린 왕자』 속 바오밥과 현실의 차이 3. 바오밥의 기원은 마다가스카르 4. 어떻게 아프리카와 호주로 건너갔을까? 5. 멸종의 위협과 종 간 경쟁 6. 바오밥 열매, 현대인의 슈퍼푸드 7. 상상의 바오밥과 현실의 바오밥 1. 이상한 나무, 바오밥마치 뿌리를 하늘로 들어 올린 듯한 기묘한 형태. 바오밥나무는 지구상에서 가장 독특한 실루엣을 가진 나무로 꼽힌다. 줄기는 매우 두껍고, 가지는 드물게 자라 겨울철 낙엽이 진 모습은 마치 나무가 거꾸로 서 있는 것처럼 보인다. 이로 인해 사람들은 바오밥을 ‘거꾸로 나무(upside-down tree)’라 부르기도 한다. 하지만 그 모습만큼이나 바오밥의 생존 방식도 놀랍다. 바오밥은 줄기 속에 수천 리터의 물을 저장해 혹독한 건..

동식물 이야기 2025.0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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