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소한 이야기

창작의 장터, 엣시(Etsy) 이야기

Egaldudu 2025. 6. 28. 09:36

엣시(Etsy) 엔지니어와 고객지원팀이 업무 중인 모습

By Charles & Hudson, CC BY-SA 2.0, wikimedia commons.

시작은 작은 아이디어에서

2005, 미국 뉴욕 브루클린의 한 공방에서 세 명의 청년이 고민에 빠졌다. 세상에는 수많은 예술가, 장인, 공예가가 있지만 이들이 자신의 작품을 자유롭게 소개하고 판매할 수 있는 온라인 공간은 매우 부족했다. 흔히 아는 대형 플랫폼들은 대량 생산된 공산품 중심이었고, 작은 창작물은 설 자리가 없었다.

 

이 고민에서 시작된 것이 바로 엣시(Etsy). 이름의 유래는 다소 즉흥적이다. 공동 창립자 중 한 명인 로버트 칼린(Robert Kalin)이 이탈리아 영화를 보다 "엣시(Etsy)"라는 말을 듣고, 어감이 좋다는 이유로 플랫폼 이름으로 삼았다. 뜻은 명확하지 않았지만 어쩌면 그조차도 창의적인 선택이었다.

 

엣시가 자리 잡은 이유

초기의 엣시는 아마추어 예술가, 장인, 수공예가들이 모여 서로 작품을 사고파는 작은 커뮤니티에 불과했다. 그러나 인터넷과 SNS를 기반으로 핸드메이드 제품개성 있는 디자인을 찾는 수요가 급격히 증가하면서 엣시는 점차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특히 대량 생산품에 지친 소비자들이 '나만의 특별한 물건', '독창적인 선물'을 원하면서 엣시는 글로벌 감각의 마켓으로 성장했다. 대기업이나 유명 브랜드가 아닌, 개인 창작자가 자신의 이름을 걸고 작품을 선보이는 구조가 엣시만의 차별점이 됐다.

 

오늘날의 엣시

뉴욕 브루클린 DUMBO, 117 Adams Street에 위치한 엣시 본사 건물

By Bylan2 - Own work, CC BY-SA 4.0, wikimedia commons.

 

현재 엣시는 미국 본사를 중심으로, 전 세계 200여 개국에서 이용되는 거대한 온라인 마켓이다. 1억 개 이상의 상품이 등록되어 있고, 매달 수천만 명의 구매자가 방문한다.

 

특징적인 점은 여전히 창작자 중심 플랫폼이라는 철학을 지킨다는 것이다. 소규모 작업실, 1인 브랜드, 공예가, 예술가들이 주요 판매자이며, 대규모 공장 생산품은 엄격히 제한한다.

 

또한 엣시는 단순한 '쇼핑몰'을 넘어, 창작자와 소비자가 소통하는 커뮤니티 공간의 성격도 강하다. 구매자는 판매자와 직접 메시지를 주고받으며 맞춤 제작을 요청할 수 있고, 리뷰 문화가 활성화돼 있어 상품 품질이나 신뢰도를 쉽게 파악할 수 있다.

 

엣시에서 다루는 상품들

엣지 뉴 로고

아래의 물품을 보시려면 위에 로고를 클릭하세요.

 

엣시의 가장 큰 매력은 누구도 똑같은 것을 가지지 않는다는 데 있다. 다루는 상품 범위는 아래와 같이 다양하다.

  • 핸드메이드 제품: 액세서리, 주얼리, 가방, 의류, 인형, 가구 등 모두 창작자가 손수 제작
  • 빈티지 아이템: 20년 이상 된 고전 소품, 의류, 가전제품, 장식품 등
  • DIY 키트 및 재료: 비즈, , 원단, 종이, 가죽 등 직접 만들기를 원하는 사람들을 위한 재료
  • 예술 작품: 회화, 사진, 조각, 디지털 일러스트 등
  • 커스텀 주문 제작 상품: 각인 서비스, 맞춤형 선물, 이름 새기기 등 개인 요청 반영
  • 식물 및 가드닝 용품: 다육식물, 실내 식물, 화분, 씨앗, 플랜트 장식 등

이 중 최근 몇 년간 두드러진 트렌드가 바로 엣시 식물(Etsy plants)의 부상이다. 집 꾸미기 열풍과 함께 실내 식물, 희귀 식물, 독특한 화분 등이 전 세계적으로 인기 품목으로 자리 잡았다. 엣시 식물 바로가기 

 

엣시가 특별한 이유

엣시는 단순히 물건을 파는 곳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이곳에선 작은 아이디어 하나가 세계 곳곳으로 퍼져나간다. 나만의 디자인을 세상에 알리고, 소비자는 대형 마트에서는 결코 찾을 수 없는 특별한 제품을 만난다.

그런 점에서 엣시는 대량 생산에 대한 대안, 그리고 창의성과 독창성을 존중하는 공간으로 여겨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