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소한 이야기

파상풍, 과연 녹 때문일까?

Egaldudu 2025. 6. 20. 18:40

녹슨 못에 긁히거나 쌀짝 찔리면 바로 파상풍이 머리에 떠오른다. 당신만 그런 것이 아니다. 오래전부터 사람들 사이에는 '녹슨 못에 찔리면 파상풍에 걸린다'는 믿음이 퍼져 있었다. 하지만 이 통념은 사실과는 다소 거리가 있다. 전문가들은 이 이미지가 오해에서 비롯되었으며, 파상풍의 원인은 '녹'이 아니라 박테리아라고 강조한다.

 

파상풍은 어떻게 생기는가?

파상풍은 클로스트리디움 테타니(Clostridium tetani)라는 세균에 의해 발생하는 심각한 감염병이다. 이 박테리아는 흙, 먼지, 동물의 배설물 등 다양한 환경에서 흔히 발견된다. 특히 공기가 없는 조건에서 활발히 증식하는데, 인체 내 깊숙한 상처가 그런 환경을 제공한다.

 

이 세균은 포자 상태로 오래 생존할 수 있으며, 상처를 통해 몸속으로 침투한 뒤 독소를 생성해 온몸에 퍼뜨린다. 이 독소가 바로 근육을 경직시키는 '파상풍 증상'의 원인이다.

 

그렇다면 왜녹슨 못이 떠오를까?

이 질문에 대해 미국 밴더빌트 대학의 감염병 전문의 윌리엄 샤프너 박사는 이렇게 설명한다. "누군가 파상풍 감염을 설명하기 위해녹슨 못을 밟는 장면을 떠올렸고, 이 이미지가 마치 사실처럼 굳어진 것이죠."

 

녹슨 못 자체가 위험한 게 아니라, 그 못이 흙이나 먼지 같은 오염된 환경에 있었을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 핵심이다. 다시 말해, 문제는 ''이 아니라 '세균'이 있을 법한 환경이다.

 

깨끗한 곳에서도 감염될 수 있다

놀랍게도 파상풍은 눈에 보이는 오염이 없어도 감염될 수 있다. 실제로 요리 도중 주방칼에 손을 베어 파상풍에 걸린 사례도 있다. 박테리아는 눈에 띄지 않고, 상처 속에서 산소가 부족해지는 순간 깨어나 독소를 만들어낸다. 이 때문에 어떤 상처든 깊거나 더럽다고 판단되면 즉시 소독하고, 예방접종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예방이 최선이다

파상풍은 백신으로 충분히 예방할 수 있다. 어린 시절 기본 예방접종(DTaP)을 받고, 성인도 10년마다 추가 접종을 받는 것이 권장된다. 만약 외상이나 찔림 사고를 당했다면 마지막 접종 시기를 꼭 확인해야 한다.

 

결론

녹슨 못은 단지 상징일 뿐, 파상풍의 진짜 원인은 녹이 아닌 세균이다. 겉보기에 깨끗해 보여도 깊은 상처가 생겼다면 반드시 소독하고, 필요하다면 예방주사를 맞는 것이 좋다. 파상풍은 치료보다 예방이 훨씬 쉽고 안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