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식물 이야기

크리스마스를 닮은 식물, 포인세티아(Poinsettia)

Egaldudu 2025. 7. 20. 17:54

이미지 출처: 픽사베이

 

계절을 알리는 붉은 잎

겨울의 시작을 알리는 듯한 붉은 식물이 있다. 크리스마스가 다가오면 어김없이 등장하는 포인세티아(Poinsettia)는 붉은 잎으로 계절의 분위기를 환기시키는 대표적인 겨울 식물이다.

 

한국에서도 연말이 되면 카페와 백화점, 교회와 플로리스트 매장 곳곳에서 쉽게 눈에 띈다. 화려한 외관만으로도 충분히 주목받지만, 이 식물이 품고 있는 생존전략은 그 겉모습보다 훨씬 더 정교하고 흥미롭다.

 

꽃을 숨긴 붉은 잎의 위장술

포인세티아의 가장 큰 특징은 눈에 띄는 붉은색 "꽃잎"이다. 하지만 이 화려한 부분은 실제 꽃이 아닌 변형된 잎, 즉 포엽이다. 진짜 꽃은 그 포엽 사이에 작고 눈에 잘 띄지 않게 숨어 있으며, 대극과 식물답게 단순하고 기능적인 형태다.

 

왜 이런 구조를 가졌을까? 답은 진화적 전략에 있다. 화려한 포엽은 곤충을 유인하는 역할을 한다. 포인세티아는 꽃 자체로는 충분한 주목을 끌기 어렵기 때문에, 잎을 이용해 시각적인광고를 대신한다

 

곤충이 붉은 잎에 이끌려 다가오면, 자연스럽게 꽃을 찾아 수분이 이루어지는 방식이다. 이러한 전략은 포인세티아뿐 아니라 다양한 식물들 예를 들어 보우트웰리아나 브루그만시아 같은 종들 에서도 확인된다.

 

멕시코에서 전해진 전설과 이름

포인세티아는 중남미, 특히 멕시코가 원산지. 이곳에서는 오래전부터성탄절의 꽃(Flor de Nochebuena)’이라 불려왔으며, 이에 얽힌 전설도 함께 전해진다.

 

한 소녀가 크리스마스 미사에 바칠 선물이 없어서 울고 있었다. 그때 한 천사가 다가와 조용히 말했다. “진심이 담긴 선물이라면, 어떤 것이든 소중하단다.” 소녀는 길가의 들꽃을 꺾어 정성껏 제단에 바쳤고, 그 꽃은 붉게 피어올라 포인세티아가 되었다.

 

포인세티아라는 이름은 미국의 외교관 조엘 포인세트(Joel Poinsett)에서 유래했다. 그는 멕시코에서 이 식물을 발견해 미국에 소개했고, 이후 그의 이름을 따 포인세티아라 불리게 되었다.

 

한국에서의 포인세티아

오늘날 한국에서도 포인세티아는 겨울철 대표적인 관상용 식물로 자리 잡았다. 크리스마스 시즌이 다가오면 플라워숍과 대형 마트, 실내 인테리어 공간에서 쉽게 접할 수 있다. 붉은색은 한국 문화에서 복과 경사의 색으로 인식되기 때문에 크리스마스 외에도 연말연시의 축복을 상징하는 식물로 사랑받고 있다.

 

관리 또한 비교적 쉬운 편이다. 따뜻한 실내에서 햇볕이 잘 드는 창가에 두면, 포엽의 색을 오래 유지할 수 있다. 다만 겨울철 찬바람과 과습에는 약하므로 배수와 온도에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마무리하며

포인세티아는 단순한 겨울 식물 그 이상이다. 이 식물은 생존을 위해 시각적 전략을 동원하며, 인간에게는 특정한 계절을 상징하는 기억의 식물로 기능한다. 해마다 붉은 잎이 등장할 때면 우리는 어김없이 연말의 분위기를 떠올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