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Sara&Joachim, CC BY-SA 2.0, wikipedia commons.
희망보에 대한 오해
아프리카 대륙의 최남단이 어디냐는 물음에 사람들은 대개 남아프리카공화국의 희망봉(Cape of Good Hope)을 떠올린다. 케이프타운 남쪽에 위치한 이 지점은 역사적으로 유럽 항해자들이 대서양에서 인도양으로 진입하던 경계로 인식되었고, 해양 교통의 상징적인 전환점이었다. 그러나 지리적으로 보면 희망봉은 최남단이 아니다.
아프리카 대륙의 최남단, 아굴라스 곶
실제 아프리카의 최남단은 아굴라스 곶(Cape Agulhas)이다. 이 지점은 희망봉보다 약 150km 남동쪽에 있으며, 위도상으로는 남위 34도 50분에 위치한다. 아굴라스 곶은 지리학적으로 아프리카 대륙의 가장 남쪽 끝으로 공식 인정되는 지점이다.
By Sara&Joachim, CC BY-SA 2.0, wikimedia commons.
현장에는 “당신은 지금 아프리카 대륙의 최남단에 서 있습니다”라는 문구가 아프리칸스어와 영어로 새겨진 표지석이 설치되어 있다.
대서양과 인도양의 해양 경계
아굴라스 곶은 해양학적으로도 중요한 위치다. 일반적으로 이 지점이 대서양과 인도양의 분기점으로 여겨진다. 남극에서 올라오는 차가운 벵겔라 해류와 인도양에서 내려오는 따뜻한 아굴라스 해류가 이 일대에서 충돌하며, 복잡한 조류와 기상이 형성된다. 이로 인해 항해가 어려운 구간으로 악명이 높으며, 역사적으로 많은 선박이 난파한 해역이기도 하다.
이름의 유래와 등대
‘아굴라스(Agulhas)’는 포르투갈어로 ‘침’ 또는 ‘바늘’을 뜻한다. 이 지명은 뾰족하게 튀어나온 해안의 암초 지형 때문에 15세기 포르투갈 항해자들이 붙인 이름으로 전해진다.
이곳에는 1849년에 세워진 아굴라스 등대가 있으며, 현재는 박물관과 전망대의 기능도 함께 하고 있다. 이 등대는 남아프리카에서 두 번째로 오래된 등대로 평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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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봉과 아굴라스 곶의 차이
희망봉은 항해사들에게 상징적인 경계였을 뿐, 지리적으로 아프리카 대륙의 최남단은 아니다. 진짜 최남단은 그보다 조금 더 동쪽에 있는 아굴라스 곶이다. 두 지점은 상징성에서 유사하자만 위치와 지리적 정의는 분명히 다르다. 확실한 것은 우리가 오래도록 믿어왔던 ‘아프리카의 끝’은 희망봉이 아니라, 조금 더 동쪽에 있다는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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