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류의 똥과 오줌이 섞여 있는 이유
포유류는 대변은 장에서, 소변은 신장에서 만들어 따로 배출한다. 그러나 새는 구조가 다르다. 몸속 노폐물이 모두 총배설강(cloaca)으로 모여 한 번에 배출된다.
이 방식은 하늘을 나는 동물에게 유리하다. 새는 물을 아껴야 하고 몸무게를 최소화해야 한다. 그래서 액체 요소(urea) 대신 결정성 요산(uric acid)으로 노폐물을 내보낸다. 요산은 하얀색 페이스트처럼 보인다.
따라서 우리가 흔히 보는 새의 배설물은 사실은 ‘똥과 오줌이 섞인 혼합물’이다. 흰색은 오줌, 검은색은 똥이다. 두 성분이 동시에 쌓여 특유의 흰 얼룩과 냄새를 남긴다.
조류 배설물의 성질
배설물의 흰 부분은 요산으로 강한 산성을 띠며 물에 잘 녹지 않는다. 작은 결정처럼 굳어 표면에 달라붙는다. 검은 부분은 대변으로 유기물과 수분이 포함돼 있어 표면을 오래 습하게 만든다.
이렇게 산성과 습기가 결합하면서 배설물은 단순한 얼룩이 아니라 강력한 부식제가 된다. 도시의 건물 외벽은 빠르게 더러워지고, 자동차 도장면은 쉽게 손상된다.
일상 속 문제: 비둘기 똥
도시에서 우리가 가장 흔히 접하는 새 배설물은 비둘기 똥이다. 광장이나 주차장, 건물 난간 등은 비둘기 배설물이 쌓이기 쉬운 장소다.
특히 주•정차된 자동차 위에 떨어지면 무척 곤란해진다. 비둘기 똥은 햇볕을 받으면 요산 결정이 단단히 굳어 도장면에 자국을 남긴다. 대변의 수분은 표면을 습하게 만들어 부식을 촉진한다.
비둘기 똥에 대처하는 방법
비둘기를 비롯한 모든 조류의 배설물은 단순히 지저분한 것이 아니라 강한 부식성 때문에 기피된다. 자동차에 묻으면 곧바로 닦아내야 한다. 방치하면 얼룩이 생기고, 시간이 지나면 페인트가 일그러지며 광택이 사라진다. 오래 두면 세차로도 복원이 어렵다.
굳기 전에 제거하면 손상을 크게 줄일 수 있다. 마른 상태에서 문지르면 흠집이 생긴다. 이미 굳었다면 물이나 전용 세정제로 충분히 적셔 불린 뒤, 떼어내듯 조심스럽게 닦아내야 한다. 배설물 속에는 모래 알갱이 같은 단단한 미세 입자가 섞여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마무리하며
조류의 배설물은 대변과 소변이 총배설강을 통해 함께 배출되는 독특한 혼합물이다. 소변인 흰 부분은 요산으로 이루어져 강한 산성을 띠고, 검은 부분은 유기물과 수분을 담고 있어 두 성분이 어우러질 때 특유의 흔적과 부식성을 남긴다. 바로 이 점이 우리가 비둘기의 배설물을 가볍게 여길 수 없는 이유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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