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스불을 껐는지 자꾸 신경 쓰인다.
나오기 전에 분명히 확인했는데도 돌아가야 하나 망설인다.
엘리베이터 안에서도 마음이 불편해 결국 다시 올라간다.
아무 일 없다. 불은 잘 꺼져 있다.
문단속도 그렇다.
현관문을 잘 닫고 나왔는데도 꽉 닫혔는지 복도에서 한 번,
엘리베이터 앞에서 또 한 번 의심스럽다.
누가 보면 강박이냐고 하겠지만
아무튼 그렇다.
톡을 보냈는데 친구가 읽고도 아무 반응 없으면
괜히 마음이 싱숭생숭하다.
별말 한 것도 아닌데 혹시 기분 나빴나? 내가 뭘 잘못했나?
그런데 아무 일 없다는 듯 몇 시간 뒤에 답장이 온다.
택배가 도착했다는 문자를 받고 나갔는데
문 앞엔 아무것도 없다.
혹시 잘못 배송된 건가, 분실인가 걱정하다가
옆집과 우리집 사이에 살짝 걸쳐있는 상자가 보인다.
아, 저거...
흔히 우리가 걱정하는 일의 80%는
실제로 일어나지 않는다고 한다.
정확한 근거가 있는 말인지는 모르겠지만
가끔은 그 말을 믿고 싶다.
진리가 우리를 자유케 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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