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은 언제나 경쟁 속에 놓인다. 어떤 곳은 이미 경쟁이 포화상태이고, 어떤 곳은 새로운 가능성으로 열려 있다. 그리고 또 어떤 곳은, 익숙한 시장에서 낯선 감각으로 차별화를 시도한다. 이런 시장의 상태와 전략을 색으로 표현한 것이 바로 레드오션(Red Ocean), 블루오션(Blue Ocean), 퍼플오션(Purple Ocean)이다.
1. 레드오션(Red Ocean): 포화된 시장
레드오션은 이미 많은 기업들이 진입해 있는 시장을 말한다. 기술도, 제품도, 고객도 비교적 정형화되어 있고, 기업들은 서로를 의식하며 점유율 싸움을 벌인다. 소비자의 선택을 끌어내기 위해서는 더 낮은 가격, 더 많은 혜택, 더 큰 광고비가 필요하다.
이런 시장에서는 경쟁자가 곧 기준이 되며, 모든 전략이 상대방과의 비교를 전제로 움직인다. 시간이 지날수록 차별화는 어려워지고 수익성은 점점 얇아진다. 하지만 바로 그렇기 때문에 많은 기업이 빠르게 이 바다를 벗어나고자 한다.
2. 블루오션(Blue Ocean): 저밀도시장
블루오션은 경쟁자가 거의 없거나 아예 존재하지 않는 새로운 시장을 뜻한다. 시장을 다시 정의하거나, 고객의 문제를 새롭게 해석할 때 열릴 수 있다. 가장 중요한 점은 기존의 경쟁구도를 넘어서 전혀 다른 기준으로 고객의 선택지를 제시한다는 점이다.
블루오션은 다만 ‘없던 것을 만들어내는 일’이 아니라 기존에 간과되었던 가치를 발굴하거나, 기술과 플랫폼을 통해 수요를 창출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지기도 한다. 단순한 개선이 아닌 관점의 전환이 핵심이다.
3. 퍼플오션(Purple Ocean): 가치융합시장
퍼플오션은 레드오션과 블루오션의 중간에 존재한다. 완전히 새로운 시장을 만들지 않지만 그렇다고 경쟁만을 반복하지도 않는다. 기존에 존재하던 제품이나 서비스에 새로운 감성, 해석, 문맥을 부여함으로써 차별화하는 전략이다.
감동, 취향, 디자인, 사용자 경험 등이 중심이 되며, 고객은 제품을 ‘사는 것’이 아니라 ‘느끼는 것’으로 받아들인다. 이 전략은 콘텐츠 산업에서 특히 두드러진다. 하나의 자산을 여러 채널로 확장하는 OSMU(One Source Multi Use) 전략은 퍼플오션의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웹툰이 드라마가 되고, 굿즈로 나오고, 게임으로 연결되는 식의 확장은 시장을 바꾸는 일이라기보다는, 하나의 감각을 넓게 퍼뜨리는 일이다.
마무리하며
시장과 전략은 언제나 하나의 색으로 고정되지 않는다. 오늘의 블루오션은 내일의 레드오션이 되기도 하며, 기존의 시장도 새로운 해석과 감성의 개입을 통해 퍼플오션으로 전환될 수 있다.
중요한 것은 경쟁에서 벗어나려는 시도, 그리고 익숙한 것에 새로운 가치를 부여하려는 움직임이 끊임없이 이어진다는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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