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식물 이야기

식물과 사람의 대화, 과연 가능한 일인가

Egaldudu 2025. 6. 21. 08:04

헤드폰과 데이지 (출처: 피사베이)

식물과의 대화? 신념에서 과학으로

식물에게 말을 걸면 잘 자란다는 이야기는 오래전부터 있어왔다. 1973년에 출간된 「식물의 정신세계(The Secret Life of Plants)는 식물의 의식과 감각의 존재를 주장하며 큰 주목을 받았지만, 많은 식물학자들은 이를 재현 가능한 과학으로 인정하지 않았다. 실제로  진행된 여러 실험에서도 식물의 전기적 반응이나 의사소통 능력은 뚜렷한 재현성을 드러내지 못했다.

 

식물이 '소리'를 감지할 수 있다는 과학적 근거

흥미롭게도, 식물이 공중의 소리는 물론 뿌리나 줄기를 통해 진동(음파)을 감지할 수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초파리의 날개 진동이 느껴지는 환경에서는 꽃이 더 달콤한 꿀을 분비하고, 흐르는 물 소리를 듣고 뿌리가 자라는 방향을 바꾼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호주 및 이스라엘의 연구에서도 이런 음파 반응이 확인되었다. 이처럼 식물은 물리적인 자극에 대해 실질적인 생리학적 반응을 보인다.

 

''이 아닌 '소리'가 실질적 영향

식물에게 말을 걸면 잘 자란다는 믿음은, 실제로는 사람의 감정을 식물에 투사한 결과일 가능성이 크다. 실험에서 중요한 것은 말의 내용이 아니라, 소리 자체의 진동, 주파수, 강도.

 

미국 미주리 대학교 연구진은 애벌레가 잎을 갉는 소리를 들려줬을 때, 식물이 화학적 방어물질을 증가시켰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또한 2007한국 농업생명공학연원 70데시벨 수준의 음악이 식물이 빛에 반응할 때 활성화되는 두 유전자(rbcS Ald)실제로 활성화시켰다고 보고했다.

 

한편, 펜실베이니아 대학의 연구에서도 소리가 식물 생장에 일정한 영향을 줄 수 있음은 확인되었지만, 물과 영양분이 여전히 가장 결정적인 요소라는 점도 함께 강조되었다.

 

음악이 식물 생장에 미치는 다양한 영향

음악 장르에 따라 식물 반응도 다르다는 실험 결과가 있다. 클래식 음악(: 바흐)은 생장 촉진에, 반면 락이나 하드코어 펑크는 생장을 약간 억제하지만 더 튼튼하고 병충해에 강해지는 경향이 있었다는 연구도 있다.

 

예를 들어, 옥스포드 대학 실험에서는 클래식이 청경채의 생장(무게·잎 수·뿌리 부피 모두)에서 가장 효과적이었다는 결과가 나왔다. 실제로 일부 농업 현장에서는 음악과 진동을 활용한 생장 촉진 연구가 진행 중이다.

 

결론: 식물에 말을 걸면 자랄까?

말을 걸면 식물이 더 잘 자란다는 직관은 틀린 말은 아니지만 그 자체가 과학적으로 결정적 요소는 아니다. 핵심은 말이라는 행위에서 발생하는 소리 자극, 그리고 그 소리가 식물에게 주는 생리적 영향에 있다.

 

또한 말을 걸며 식물에 관심을 쏟는 과정은, 정기적인 물 주기와 관리, 환경 점검 등 인간의 행동 변화를 유도하게 된다. 따라서 식물에게 건네는 말이 직접적인 비료 효과를 만들어 내지는 않더라도, 소리 자극과 애정 표현, 꾸준한 관리가 함께 이뤄질 때, 식물은 더 건강하고 활기차게 자랄 가능성이 높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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