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By Sarang, Public Domain, wikimedia commons.
우리는 흔히 호두를 대표적인 견과류로 여긴다. 편의점이나 슈퍼에서 견과류를 모아 파는 제품을 보면, 호두는 빠지지 않고 꼭 들어 있다. 그만큼 우리에게 친숙한 견과류다. 하지만 식물학자의 눈으로 보면 이 익숙한 호두는 뜻밖에도 ‘진짜 견과류’가 아니다.
겉으로는 견과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핵과'

우리가 시장에서 만나는 호두는 단단한 껍질에 싸여 있어 겉보기엔 전형적인 견과류처럼 보인다. 그러나 막상 호두가 나무에 달려 있는 모습을 보면 그 외형이 좀 달라보인다. 호두는 녹색의 살지고 섬유질이 많은 외피에 싸여 있다. 그러나 열매가 익어가면 이 외피는 자연스럽게 갈라져 그 안에 '견과처럼 생긴' 부분이 드러난다.
이러한 구조를 식물학에서는 핵과라고 부른다. 핵과는 과육이 단단한 씨껍질을 감싸고 있고, 그 안에 씨앗이 하나 들어 있는 구조를 의미한다. 이와 비슷한 형태의 과일에는 자두나 복숭아처럼 우리에게 익숙한 열매들도 있다. 이들 역시 핵과류에 속한다. 다만, 단단한 껍질을 깨고 씨를 먹는 호두와 달리, 자두나 복숭아는 부드러운 과육을 먹고 씨를 버린다.
코코넛과의 공통점, 그리고 헤이즐넛의 진정성
놀랍게도, 코코넛(coconut) 역시 같은 이유로 ‘견과류’가 아닌 핵과이다. 우리 눈에는 커다란 열매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과육의 대부분이 탈락하고 씨껍질만 남은 형태이다.
반면에 헤이즐넛(hazelnut)은 식물학적으로 진정한 견과류다. 단단한 껍질에 싸여 있고, 씨앗이 하나 들어 있으며, 외피가 따로 분리되지 않는 전형적인 견과류의 구조를 갖고 있다.

결론: 법률과 식물학의 괴리
일상적으로나 식품 표시 기준에서는 여전히 호두도 '견과류'로 분류되며, 알레르기 유발 식품군에서도 그렇게 취급된다. 하지만 자연의 구조적 관점에서 보면 식물은 우리의 편의상 분류와 아무런 관련이 없다. 그저 자기 방식대로 진화하고 열매를 맺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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