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니콘 기업(Unicorn Company)'이라는 말은 더 이상 낯설지 않다. 스타트업 생태계에서 벤처 투자, 기술혁신을 이야기할 때 자주 등장한다. 하지만 이 단어가 언제, 왜 만들어졌는지, 그리고 지금도 그 의미가 유효한지 제대로 짚어보는 경우는 많지 않다.
유니콘 기업의 탄생과 기준
'유니콘 기업'이라는 말은 2013년 미국 벤처 투자자 에일린 리(Aileen Lee)가 처음 사용했다. 그는 기업 가치가 10억 달러(약 1조 3천억 원)를 넘어서는 비상장 스타트업의 희소성을 상상의 동물 '유니콘'에 비유했다. 당시만 해도 그런 스타트업은 세계적으로 극소수에 불과했고, 혁신성과 성장 잠재력을 상징하는 기업으로 여겨졌다.
유니콘 기업의 급증과 새로운 기준
그러나 불과 10여 년 만에 유니콘 기업의 희소성은 크게 약해졌다. 벤처 투자 확대와 글로벌 창업 생태계 확산으로 유니콘 기업 수는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2024년 기준으로 전 세계 유니콘 기업 수는 약 1,400개에서 1,450개 사이로 집계된다.
정확한 숫자는 시점과 통계기관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대표적으로 2024년 초에는 1,366개, 2024년 7월 기준으로는 1,411개가 보고됐다. 일부 분석에 따르면 2024년 한 해 동안 92개의 신규 유니콘 기업이 추가되며, 총 1,453개로 늘어났다는 통계도 있다. 한국 역시 약 20개의 유니콘 기업을 보유하며 주요 국가 대열에 합류했다.
이러한 변화 속에서 '10억 달러' 기준을 넘어서는 스타트업을 구분하기 위해 더 높은 기업 가치를 지칭하는 새로운 용어도 등장했다. 유니콘의 10배에 해당하는 100억 달러 이상 비상장 기업은 '데카콘(Decacorn)', 100배인 1,000억 달러 이상 비상장 기업은 '헥토콘(Hectocorn)'이라 불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유니콘 기업'이라는 표현은 여전히 스타트업 생태계를 상징하는 핵심 용어로 기능하고 있다.
지금도 유효한 유니콘 기업의 의미
오늘날 유니콘 기업이라는 개념은 단순한 희소성에 머물지 않는다. 이 용어는 스타트업의 성장 가능성, 기술 혁신, 시장 파급력을 종합적으로 보여주는 지표로 자리 잡았다.
대부분의 유니콘 기업은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이나 기술을 바탕으로 단기간 내에 빠르게 시장을 확장한다. 동시에 비상장 상태에서 대규모 투자 유치에 성공하며, 상장 전부터 높은 기업 가치를 인정받는다.
이런 특징으로 인해 유니콘 기업은 국가 차원에서도 스타트업 경쟁력을 평가하는 핵심 기준으로 활용된다. 특히 한국을 포함한 신흥 경제권에서는 유니콘 기업 육성이 창업 생태계 발전의 핵심 전략 중 하나로 자리 잡았다.
마무리하며
유니콘 기업이라는 개념은 등장 초기보다 상징성과 희소성이 일부 약해졌지만, 여전히 글로벌 스타트업 시장의 구조를 설명하는 실질적인 기준으로 자리 잡고 있다. 혁신, 성장, 투자라는 키워드를 담아내는 이 용어는 앞으로도 스타트업 산업 전반에서 주요한 지표로 기능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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