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라즈베리를 주로 수입산 잼이나 디저트 속에서 만난다. 그리고 어릴 적 뒷산에서 따 먹던 그 새콤한 산딸기와는 종이 다르다는 것도 어렴풋이 알고 있다. 둘 다 작고 붉으며 덤불에서 자라지만 라즈베리와 산딸기는 서로 다르고, 또 복분자와도 다르다.
산딸기란 무엇인가
산딸기는 식물 분류상 장미과(Rosaceae)에 속하며, 산딸기속(Rubus)에 포함된 여러 종의 총칭이다. 이 속에는 산딸기, 복분자, 들딸기, 라즈베리, 블랙베리 등 수백 종이 포함되어 있으며, 대부분 땅 가까이에서 자라는 덤불형 관목이다. 이들은 모두 작고 먹을 수 있는 열매를 맺지만, 생김새와 맛, 용도, 자생지에 따라 각기 다른 종으로 구분된다.
한국의 산딸기, Rubus crataegifolius
By yakovlev.alexey from Moscow, CC BY-SA 2.0, wikimedia commons.
한국에서 자생하는 대표적인 산딸기는 Rubus crataegifolius이다. 일반적으로 ‘산딸기’라고 부를 때 가장 가까운 식물이며, 여름철 산과 들에서 흔히 볼 수 있다. 열매는 붉고 작으며, 시큼한 맛과 단맛이 어우러져 과일로 먹기에 적당하다. 줄기에는 가시가 많고, 덤불 형태로 자라며, 비교적 재배보다는 자연 채집에 가까운 식물이다.
복분자, 산딸기와는 다른 또 하나의 Rubus
By 성락 + 연주 - 복분자밭, CC BY 2.0, wikimedia commons.
복분자 역시 산딸기속에 속하지만 다른 종인 Rubus coreanus이다. 복분자는 검붉은 열매가 특징이며, 과일로 생식되기보다는 주로 복분자주나 건강식품의 원료로 활용된다.
외형상으로는 산딸기보다 덩굴이 크고, 꽃과 열매의 형태도 약간씩 다르다. 산딸기보다 늦게 열매를 맺으며, 성숙한 복분자는 특유의 짙은 색과 향기를 가진다. 한약재로도 일부 쓰이지만, 한국에서는 주로 식품 산업에서 유통된다.
유럽의 산딸기, 라즈베리
By mako from Kangasala, Suomi, CC BY 2.0, wikimedia commons.
서양에서 산딸기라 하면 대부분 라즈베리(Rubus idaeus)를 의미한다. 이 종은 유럽과 북미가 원산지로, 열매는 산딸기와 비슷하게 생겼지만 더 부드럽고 단맛이 강하다. 주로 디저트, 잼, 주스 등에 사용되며, 상업적으로 널리 재배된다. 복분자와 달리 열매 색은 선명한 붉은빛을 띠며, 구조상 열매가 잘 분리되는 특징도 있다.
마무리하며
산딸기는 하나의 식물이 아니다. 같은 이름 아래 여러 종이 함께 묶인 산딸기속(Rubus) 식물들의 통칭일 뿐이다.
한국에도 산딸기(Rubus crataegifolius)가 자생하며, 복분자(Rubus coreanus)와 학명은 비슷해도 모양과 용도, 성숙한 색까지 전혀 다르다. 디저트나 잼으로 익숙한 라즈베리(Rubus idaeus) 역시 이 속에 속하지만 한국 자생종이나 복분자와 명확히 구분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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