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꽃은 단순히 아름다움을 뽐내기 위해 피는 것이 아니다. 각 꽃잎에는 눈에 보이는 무늬와 색의 대비, 그리고 인간의 눈에는 거의 보이지 않는 자외선 패턴까지 복잡한 ‘언어’가 숨겨져 있다. 그중에서도 중앙부에 짙은 색의 원형 무늬를 지닌 수박풀은 이 언어의 정수를 보여주는 흥미로운 사례다. 중심 무늬는 어떻게 만들어지는가케임브리지대학교 연구진이 Science Advances에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수박풀(Hibiscus trionum) 꽃잎 중앙의 어두운 무늬는 단순한 색소의 농도 변화가 아니라 발달 단계에서 미리 프로그램된 패턴이다. 연구진은 현미경 관찰과 색소 분포 분석을 통해, 꽃잎의 초기 성장 단계에서 이미 안토시아닌 축적이 특정 영역에 국한되어 발생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즉, 이 무늬는 색소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