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저런 용어들

임포스터 증후군(Impostor Syndrome), 내가 가짜인 것 같은 감정

Egaldudu 2025. 3. 23. 22:43

 

 

픽사베이 이미지

 

 

1. 무대 뒤로 숨고 싶은 마음

무대 위에 서 있지만 마음은 자꾸 무대 뒤로 숨고 싶어진다. 무언가를 끝냈으나 내가 정말 그걸 해낸 게 맞나 의심스럽다. 겉으로는 잘해낸 것처럼 보이는데 마음 한켠엔 늘 작고 깊은 불신이 남는다. 나에게 과연 그럴 자격이 있는 걸까. 심리학은 이 감정을 임포스터 증후군(Impostor Syndrome)이라 부른다.

 

2. 정의와 기원 – 이 감정은 어디서 왔는가

이 용어는 1978, 심리학자 폴린 클랜스(Pauline Clance)와 수전 아임스(Suzanne Imes)가 처음 제안했다. 당시 그들은 『심리치료: 이론, 연구 및 실제』(Psychotherapy: Theory, Research & Practice)에 발표한 논문을 통해 성공한 여성들 사이에서 자기 능력을 신뢰하지 못하고 '가짜'처럼 느끼는 공통된 심리를 관찰했다.

 

이들은 특히, 사회적으로 인정받는 위치에 오른 여성들이 “내가 이 자리에 있는 건 실력이 아니라 우연”이라는 생각에 시달리며, 칭찬과 성취를 스스로 받아들이지 못하는 경향이 강하다는 점에 주목했다.

 

이 개념은 이후 성별과 직업을 넘어, 높은 성취를 거두었음에도 자기 의심에 빠지는 많은 이들의 내면을 설명하는 말로 자리 잡게 되었다.

 

3. 임포스터 감정은 왜 생기는가

심리학에서는 임포스터 증후군의 원인을 다양한 요인에서 찾는다. 완벽주의 성향, 타인과의 끊임없는 비교, 성장 과정에서의 평가 중심 환경, 그리고 불확실한 조직 문화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다. 특히 성취를 외부 기준으로 검증받는 사회에서는 스스로를 증명해야 한다는 압박감이 더욱 크게 작동한다.

 

그 결과, 어떤 사람은 칭찬을 들어도 마음 깊숙이 받아들이지 못한다. 성과를 운이나 타이밍 덕분으로 돌리고 언젠가 들통날 것 같은 두려움 속에서 자신을 숨긴다. 특히 끊임없는 비교와 노출이 일상이 된 디지털 환경 속에서 우리는 남들의 결과를 기준 삼아 스스로를 과소평가하는 데 익숙해진다.

 

4. 연구 사례 – 자신을 의심하는 사람들 

실제로 임포스터 증후군은 성취 수준이 높을수록 더 자주 나타날 수 있다. 2020, 브라바타(Bravata) 이 발표한 메타분석에 따르면, 의사, 교수, 연구자, 예술가, 경영진 등 고성취 집단에서 임포스터 경험의 유병률이 광범위하게 보고되었다.『일반내과학 저널』(Journal of General Internal Medicine)

 

이들은 외부에서 보면잘나가는 사람이지만 스스로는 늘아직 부족하다”, “내가 이 자리에 있어도 될까라는 감정에 사로잡혀 있다. 그 감정은 겸손과는 다르다. 그것은 자기 가치에 대한 깊고 고립된 의심이다.

 

실제로 해당 연구에 따르면, 응답자의 약 70%가 한 번 이상 임포스터 감정을 경험한 적이 있다고 보고했다. 우리는 종종나만 이런 감정을 겪는다고 느끼지만, 그 감정은 생각보다 훨씬 많은 사람들의 마음속에서 동시에 작동하고 있는 감정이다.

 

5. 불안을 멈추는 방법은 있는가

임포스터 증후군은 병이 아니다. 누구나 경험할 수 있는 감정이며, 때로는 성장을 위한 내적 긴장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이 감정이 과도한 자기검열, 완벽주의, 회피, 번아웃으로 이어질 때는 그 기원을 들여다보고 인지의 균형을 회복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내가 이 자리에 있는 이유는 운이 아니라 지금껏 쌓아온 시간과 선택의 결과다라는 자기 내면의 목소리를 키우는 일이 그 시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