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부짖는 폭풍 속에서 여기 저기 펭귄들이 무리지어 서 있는 혹독한 대륙. 우리가 상상하는 남극은 보통 킬로미터 두께의 거대한 얼음 덩어리이다. 꽃이 피어나기에 적합한 환경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절대 아닌 것은 아니다. 남극에서도 꽃을 볼 수 있는 곳은 있다.

위에 빨간 사각형으로 표시한 그레이엄랜드는 남극대륙이 남아메리카 쪽으로 뻗어나가는 남극반도의 북쪽 끝 부분에 위치한다. 이 곳에서는 두 개의 꽃식물인 '남극 잔디'(Deschampsia antarctica)와 '남극 들풀'(Colobanthus quitensis)이 자란다.

최근 몇 십 년 동안 그 비인간적인 불모의 땅으로 모험적인 사람들이 찾아들었다. 그리고 그들을 뒤따라서 사람들에게 친근한 한해살이 새포아풀(Poa annua)과 별꽃(Stellaria media)을 포함하여 몇몇 새로운 식물들도 등장했다.
그레이엄랜드에는 그외에도 350종 이상의 이끼와 75종의 늪지 이끼가 자란다.
사실 남극은 그 중심에서 멀리 떨어져 기후적으로 다소 인간 친화적인 그레이엄랜드를 제외하면 99%가 전부 얼음 사막이다. 그레이엄랜드처럼 얼음 없는 몇몇 지역은 상당히 건조해서 이끼류 외에는 고작해야 성에꽃만이 번성한다.
남극이 항상 인간에게 적대적이었던 것은 아니다. 거기서 발견되는 화석들은 한때 그곳에도 초록이 넘쳤음을 증명한다. 물론 그건 까마득한 먼 옛날 이야기다. 남극 대륙이 대륙이동 과정을 거쳐 지금처럼 남쪽으로 밀려났을 때 그 시기도 함께 끝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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