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식물 이야기

가시에 먹이를 꿰어 두는 새, 붉은등때까치의 반전 생태

Egaldudu 2025. 5. 2. 14:05

 

서론

먹이를 가시나무 가시나 철사 끝에 꿰어 놓는 습성을 가진 특이한 새가 있다. 겉보기에는 작고 단정한 새지만, 그 행동은 오히려 포식자에 가깝다. 사냥한 먹이를 당장 먹지 않고 날카로운 곳에 걸어 두는 이 새의 전략은 단순한 본능이 아닌, 저장과 조작이라는 복합적 목적을 지닌 생존 기술이다.

 

이 새의 이름은 붉은등때까치. 등이 붉은빛을 띠어 붙여진 이름이지만, 이름만 보고 이 새의 생태를 짐작하기는 어렵다.

 

작고 부드러운 외형, 그러나 놀라운 습성

붉은등때까치는 몸길이 16~18cm 정도로 참새보다 약간 크며, 회색 머리와 검은 눈선, 붉은 갈색의 등을 가진 깔끔한 인상의 새다. 그러나 이 작은 새는 곤충, 들쥐, 작은 새까지 사냥하며, 포획한 먹이를 가시나 철사에 꿰어 보관하는 행동으로 유명하다.

 

이 행동은 단순히 사냥본능의 일환이 아니다. 먹이를 저장해두고 나중에 꺼내 먹는 보관 전략, 그리고 딱정벌레처럼 단단하거나 잡기 힘든 먹이를 고정해 찢어먹기 위한 조작 전략이 모두 포함되어 있다.


실제로 꿰어둔 먹이는 비 오는 날이나 아침 일찍 사냥이 어려운 시간에 꺼내 먹기도 한다.

 

때까치류의 생태적 특징

붉은등때까치는 때까치과(Shrike)에 속한다. 이 과의 새들은 대부분 작지만 공격성이 강하며, 날카로운 부리와 날렵한 행동으로 사냥감을 정밀하게 노린다. 한국에는 때까치, 큰때까치, 검은이마때까치 등이 있으며, 그중 붉은등때까치는 유럽과 중앙아시아에서 번식하고 아프리카에서 겨울을 나는 철새.

 

이름과 행동 사이의 간극

붉은등때까치’(Red-backed Shrike)라는 이름은 이 새의 외형, 그중에서도 등의 붉은색 깃털에만 주목한다. 이름만 들으면 작은 체구에 화려한 깃을 가진 평범한 소형 조류처럼 느껴진다. 그러나 실제로 이 새는 맹금류에 가까운 포식 행동과 전략적인 저장습성을 지닌, 생존 기술 면에서 상당히 진화한 생태적 특징을 갖고 있다.

 

결론

붉은등때까치는 작고 얌전한 외형 뒤에, 놀라운 행동 전략을 숨긴 새. 가시에 먹이를 꿰어 보관하고, 조건이 좋을 때 사냥한 것을 나중에 활용하는 방식은 작은 포식자로서의 면모를 보여준다겉모습과 이름만으로는 알 수 없는 세계가 있다. 붉은등때까치는 그 대표적인 사례 중 하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