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식물 이야기

낙엽 지는 침엽수 ‒ 낙엽송과 메타세쿼이아 이야기

Egaldudu 2025. 5. 1. 16:00

단풍든 낙엽송 숲 (출처: 픽사베이)

침엽수는 보통 사계절 내내 푸른 잎을 유지하는 나무로 알려져 있다. 이 생각이 꼭 틀린 것은 아니지만, 완전히 맞는 말도 아니다. 대부분의 침엽수가 늘푸른 건 사실이지만, 그 중에서도 가을이 되면 잎을 떨구는 낙엽성 침엽수도 있다. 대표적인 예가 낙엽송(larch)과 메타세쿼이아(Metasequoia)이다.

낙엽송 가을에 황금빛으로 물드는 침엽수

낙엽송(Larix spp.)은 바늘잎을 지닌 전형적인 침엽수지만, 가을이면 잎이 노랗게 물든 뒤 모두 떨어지는 낙엽성 침엽수. 낙엽송은 침엽수이면서도 가을이면 잎이 노랗게 물들며 떨어지기 때문에, 상록수와는 전혀 다른 계절감을 준다. 일반적인 침엽수에서는 보기 힘든 뚜렷한 변화 덕분에 조경수로도 인기가 높다.

 

한국에서는 원래 자생하지 않았지만 일제강점기에 일본잎갈나무(Larix kaempferi)가 조림 수종으로 도입되었고, 지금은 강원도나 지리산 등 고지대 산림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목재는 강도와 내구성이 뛰어나 건축 자재나 전봇대 재료로 널리 활용되며, 보기 드물게 사계절의 변화를 선명하게 보여주는 침엽수로 주목받는다.

전남 담양 메타세쿼이아길(출처: 픽사베이)

 

메타세쿼이아 살아 있는 화석, 멸종을 넘어 되살아난 나무

메타세쿼이아(Metasequoia glyptostroboides)는 이름만 들으면 생소할 수 있지만, 실제로는 많은 이들이 공원이나 도로에서 쉽게 마주치는 나무. 곧고 웅장하게 자라는 모습 때문에 가로수나 경관수로 자주 이용된다.

 

흥미로운 점은 이 나무의 발견 역사. 한때는 완전히 멸종된 줄 알았던 종이었다. 1941년 일본에서 발견된 화석을 통해 학계에 처음 알려졌고, 3년 뒤인 1944년 중국 쓰촨성의 깊은 산골에서 유사한 나무가 발견되었다. 그리고 1946, 이 둘이 같은 종이라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메타세쿼이아는살아 있는 화석이라는 별명을 얻게 된다.

 

이후 전 세계로 묘목이 보급되었고, 한국에도 1950년대에 도입되었다. 현재는 전남 담양의메타세쿼이아길을 비롯해 서울 경희대학교 캠퍼스, 세종시 정부청사 주변 등 도심 곳곳에서 쉽게 볼 수 있다. 가을이면 잎이 붉은빛으로 물든 뒤 낙엽이 지는 낙엽성 침엽수, 계절감이 뚜렷한 나무다.

 

침엽수라고 하면 사철 푸르다는 이미지를 떠올리기 쉽지만 이처럼 낙엽이 지는 예외도 존재한다. 낙엽송과 메타세쿼이아, 이 두 나무는 우리가 알고 있는 침엽수의 통념을 벗어나는 흥미로운 사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