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3월에 SBS의 한 방송프로그램에서 부동산 투자사기에 관해서 집중적으로 보도한 적이 있다. 당시 보도되었던 내용을 짧게 정리해보면 대략 다음과 같다.
경매나 공매로 짧은 시간에 큰돈을 벌 수 있다며 투자자들을 끌어모은 한 업체가 사기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았다. 이 업체에 피 같은 돈을 투자하고 돌려받지 못한 사람이 300여 명, 피해 금액은 1천 500억 원이 넘는 걸로 파악됐다.
사례로 소개된 60대 피해자 A의 경우, 그는 부동산 경매나 공매로 3개월이면 30% 이익을 낼 수 있다는 말에 속아 넘어갔다. A씨는 2022년 11월에 그 투자업체로 모아 놓은 노후자금 8천만 원을 송금했다. 처음 석 달간은 약속한 수익금이 어김없이 통장에 꽂혔다. A씨는 더 큰 수익을 꿈꾸며 자녀 돈까지 끌어다 사기꾼들에게 맡겼다. 투자금은 모두 합해서 3억 2천여만 원에 달했고, 그때부터 수익금은 더 이상 A씨에게 송금되지 않았다. A씨는 이제 원금까지 돌려받을 수 없는 상태가 되었다.
사기꾼들은 의심을 피하기 위해서 송파와 마포 등 여러 곳에 카페까지 운영하면서 투자자들을 끌어들였다. 투자자들에게 강한 신뢰감을 주기 위해 카페에서 다양한 강의도 하고, 카페 위에 있던 사무실에서 투자 상담도 해주었다. 경찰에 따르면 그렇게 모은 새로운 투자금이 기존 투자자들에게 수익금 명목으로 수익금돌려막기가 이루어졌던 것 같다. 경찰은 그 사건을 전형적인 '폰지 사기'로 의심하고, 업체의 계좌 내역을 압수해 분석하고 있다.
수익형부동산 사기를 말할 때 언급되는 대표적인 사기 유형은 투자자가 약속된 확정수익을 받지 못하거나 사실상 전혀 수익성이 없는 부동산을 분양 받는 경우이다. 앞에서 언급한 피해사례는 전자의 경우에 해당한다. 연간 수익률 11%, 또는 7000만원 투자하면 월수입이 2백만원이라는 둥 고수익을 내세운 다소 황당한 과장 광고로 사람들을 현혹한다. 이 경우 사기꾼들이 주 타겟으로 삼는 대상은 주로 경험 없는 투자자와 나이 지긋한 퇴직자들이다.
이런 유형의 부동산 사기를 당하지 않으려면 투자자들은 광고 내용을 비판적으로 평가해 보아야 한다. 은행금리와 부동산 투자 수익률 사이의 괴리가 너무 크다면 그런 광고는 무조건 걸러야 한다. 상식적이지 않다. 일반적으로 신문에 올라오는 수익형 부동산 광고에 그런 경우가 많은 것 같다. 어디까지나 그건 '일반적으로' 그렇다는 얘기다. 그런 면에서는 은퇴자를 유혹하는 전단지 광고도 마찬가지이다. 결코 수익률의 환상에 빠져서는 안된다. 부동산 투자에 있어서 투자의 사업성 여부를 면밀히 검토하는 것은 부동산 투자의 알파요, 오메가다.
분양과 관련된 수익형부동산 사기의 또다른 전형적 유형은 수익성이 전혀 없는 부동산을 분양받는 경우이다. 우리에게 잘 알려진 수익형 부동산은 오피스텔, 상가, 지식산업센터 등이다. 이런 부동산의 경우 보통 임대수익이 대출이자보다 적은 경우를 위험의 척도로 보지만, 특히 상가나 지식산업센터의 경우 아예 임대 문의 조차 없는 경우도 드물지 않다. 제대로 된 상권분석 없이 역세권이라느니 이러 저런 호재가 있다느니 하는 건설사의 과장 광고에 속아 상업성이 전혀 없는 부동산을 분양받은 경우라고 할 수 있다.
2025년 2월 현재 수도권에는 세입자를 구하지 못해 공실인 상가, 지식산업센터가 상당히 많다. 유튜브를 보다 보면 간혹 자신의 처지를 지옥에 빗대어 하소연하는 상가 주인, 지식산업센터 부동산 소유주들도 심심찮게 등장한다. 수익형 부동산 분양 사기의 대표적 피해자들이다. 물론 투자란 전적으로 투자자 자신의 책임 하에서 이루어지는 것이긴 하다. 하지만 상가나 지식산업센터의 경우 처음부터 무턱대고 지어제낀 공급 과잉 탓도 무시할 수 없다. 2022년 12월에 준공된 구리 갈매 지식산업센터가 그런 경우라고 할 수 있다. 그 곳 또한 현재 공실문제로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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