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식물 이야기

여름밤, 모기와 헷갈리기 쉬운 각다귀

Egaldudu 2025. 5. 20. 09:16

이미지 출처: 픽사베이

큰 모기처럼 보이지만 물지 않는다

긴 다리와 날렵한 몸통, 얇은 두 개의 날개 때문에 사람들은 간혹 각다귀를 모기의 일종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각다귀는 모기와는 전혀 다른 생태적 특징을 가지고 있다. 생김새로 인한 오해와는 달리 각다귀(Crane Fly)는 해충이 아니다. 사람을 물지도, 질병을 전파하지도 않는다.

 

분포와 특징

각다귀는 전 세계에 걸쳐 분포하고 있으며, 모두 4000여 종이 알려져 있다. 우리나라에는 28종의 각다귀가 서식한다.

 

크기에 비해 매우 가늘고 날씬한 몸체와 좁은 날개를 가지고 있으며, 몸 색깔은 대부분 회색에서 갈색에 걸치는 스페트럼을 보인다. 날개에는 종종 검은 점무늬도 눈에 띄며, 휴식할 때는 대개 뒤쪽으로 비스듬히 접어 놓는다.

 

그리고 각다귀의 특징인 긴 다리는 쉽게 부러질 수 있도록 절단 부위가 존재해 포식자가 물면 쉽게 떨어진다.

 

생태와 생활 주기

각다귀는 알에서 시작해 유충, 번데기, 성충의 단계를 거친다. 각다귀 유충은 며루라고 불리며, 질긴 외피로 덮여 있어 영어로는 '가죽재킷(Leatherjackets)'이라 불리기도 한다

 

유충은 주로 습지나 물가, 혹은 습한 토양에서 서식하며, 낙엽, 침엽수 바늘, 썩은 나무를 잘게 부수며 분해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하지만 대량으로 번식할 경우, 초지나 잔디밭에서 심각한 피해를 일으킬 수 있다. 특히, 이 유충들에 갉아먹힌 잔디밭은 누렇게 변하거나 군데군데 맨땅이 드러나기도 한다.

 

일반적으로 각다귀 성충먹이를 먹지 않지만, 일부 종은 물이나 꽃꿀 같은 액체를 먹기도 한다. 각다귀의 입 구조는 액체 외의 먹이를 섭취하기 어렵게 형성되어 있다. 성충이 되면 주된 관심사는 먹이 섭취가 아닌 짝짓기와 산란에 집중된다. 성충의 수명은 약 10일에서 15 정도로 매우 짧다.

 

각다귀의 밤 비행

저녁 무렵이 되면 각다귀들은 작은 무리를 이루며 활동하는 경우가 많다. 이는 짝을 찾기 위한 행동으로 해석된다. 특히 불빛 주위를 맴도는 모습은 짝짓기 상대를 찾으려는 본능적 행동으로 알려져 있다.

 

각다귀의 비행 시기는 종마다 크게 다르다. 4월에서 6 사이에 비행하는 종이 있는가 하면, 8월과 9, 또는 10월과 11에만 비행하는 Tipula czizeki 같은 종도 있다.

 

각다귀의 비행 방식은 매우 특이하다. 얇고 긴 두 날개를 빠르게 진동시키며 떠다니듯 날아가며, 모기와 달리 비행이 민첩하지 않아 바람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 그래서 흔들리듯 비행하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