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차
1. 잘 눈에 띄지 않는 자나방 유충
2. 자벌레라는 이름의 유래
3. 나뭇가지만 닮은 것은 아니다
4. '위장'이라기보다, 그렇게 태어났다
5. 자벌레의 생태와 성장
6. 마무리하며
잘 눈에 띄지 않는 자나방 유충
자벌레는 흔히 볼 수 있는 곤충이지만 생김새와 움직임은 결코 평범하지 않다. 몸을 구부렸다 펴며 마치 한 뼘씩 기어가는 듯한 걸음, 가지처럼 가늘고 곧은 형태. 이 모든 특징은 포식자의 눈을 피하는데 도움이 된다.
자벌레는 나방류, 그중에서도 자나방과(Geometridae)에 속하는 곤충의 유충이다. 즉, 우리가 흔히 보는 자벌레는 자나방이 되기 전의 애벌레 상태이며, 애벌레 시기에만 ‘자벌레’라는 이름으로 불린다.
자벌레라는 이름의 유래
‘자벌레’라는 이름은 ‘자(尺)’에서 왔다. 자벌레는 몸의 앞과 뒤에만 다리가 있고 가운데는 다리가 없다. 그래서 걷는 방식이 특이하다. 몸을 구부렸다가 쭉 펴며 한 뼘씩 이동하는데, 이 모습이 자로 재며 이동하는 것 같아 '자벌레'라는 이름이 붙었다.
영어권 이름인 ‘inchworm’ 역시 길이 단위인 ‘inch’와 벌레라는 단어가 결합된 형태로, 동일한 관찰에서 유래하는 것으로 보인다.
나뭇가지만 닮은 것은 아니다
By John Tann from Sydney, Australia - Looper Caterpillar, CC BY 2.0
자벌레라고 해서 모두 갈색에 가지처럼 생긴 것은 아니다. 일부 자벌레는 연한 초록색을 띠며, 잎 위에서 더 잘 눈에 띄지 않는다. 즉, 생활하는 위치에 따라 몸 색이 환경과 자연스럽게 어우러지는 셈이다. 이러한 색은 자벌레가 태어날 때부터 가지고 있는 특징으로, 카멜레온처럼 순간적으로 바뀌는 것은 아니다.
'위장'이라기보다, 그렇게 태어났다
자벌레의 외형은 종종 '위장 전략'이라는 말로 설명되지만, 실제로는 그렇게 생긴 채 태어난 것에 가깝다. 몸의 형태와 색, 질감 등이 주변 나뭇가지나 잎과 잘 어우러지기 때문에, 움직이지 않으면 포식자의 눈에 띄지 않고, 이는 결과적으로 생존에 유리한 특성으로 진화한 것이다.
이런 특징은 자벌레가 적극적으로 몸을 숨긴다기보다, 그 생김새 자체가 자연 선택에 의해 형성된 결과라고 보는 편이 더 정확하다.
자벌레의 생태와 성장
자벌레는 주로 밤에 활동하며, 낮에는 나뭇가지나 잎 위에 붙어 가만히 있는 습성을 가진다. 먹이는 대부분 나무 잎이며, 개체 수가 많아질 경우 산림에 피해를 주는 해충으로 분류되기도 한다.
성장이 끝나면 번데기가 되고, 이후에는 자나방이 되어 날아다니는 성충이 된다. 자나방은 얇은 날개에 곡선 무늬가 있는 야행성 나방이며, 빛에 잘 유인된다.
마무리하며
자벌레는 특별한 능력을 가진 곤충은 아니다. 하지만 그 모습 하나로 자연 속에서 살아남았다. 움직임은 느리고 화려하지 않지만 생김새만으로 자신을 감출 수 있다는 점은 분명 흥미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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