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Grenadille, CC BY-SA 4.0, wikimedia commons.
일상에서 타조알을 먹는 사람은 거의 없다. 이따금 TV나 SNS에 등장하는 ‘이색 식재료’ 정도로 취급되지만, 영양가도 높고 실제로 먹을 수 있는 알임에도 대중적인 소비는 이루어지지 않는다.그렇다면 타조알은 정말로 맛이 없어서 외면당하는 걸까? 의외로 답은 간단하다.
맛은 닭알과 비슷하다
먼저 맛 자체는 문제되지 않는다. 타조알은 닭알과 비슷한 풍미를 가지고 있으며, 일부 요리사들은 오히려 조금 더 고소하고 부드럽다고 평하기도 한다. 영양 면에서도 단백질, 지방, 무기질의 구성이 닭알과 큰 차이가 없다. 즉, ‘맛이 없어서’ 사람들이 안 먹는 것은 아니다.
문제는 크기와 양
타조알은 평균적으로 무게가 약 1.4kg에 이르며, 크기만 따지면 닭알 20~24개에 해당한다. 한 번에 조리하기에는 지나치게 많고, 보관이나 유통도 쉽지 않다. 하지만 영양 성분만 놓고 보면 얘기가 좀 달라진다.
같은 무게 기준으로 비교했을 때, 타조알은 닭알보다 단백질 함량이 다소 높고, 지방과 콜레스테롤은 오히려 더 낮다. 철분과 칼륨 등의 함량도 타조알 쪽이 조금 더 우세하다. 즉, 영양학적으로는 ‘더 좋은 달걀’에 가까운 셈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상적인 식재료로 자리 잡지 못한 이유는 바로 그 크기와 조리의 불편함 때문이다.
껍질은 단단하고 조리는 오래 걸린다
타조알의 껍질은 일반적으로 약 2mm두께로 매우 단단하다. 망치나 드릴 같은 도구 없이는 쉽게 깨지지 않으며, 이 점에서부터 일상적인 조리와는 거리가 있다. 또한 내용물이 많기 때문에 삶는 데 45분에서 1시간까지 걸리며, 계란찜이나 오믈렛 등으로 활용하려 해도 양이 너무 많아 조절이 어렵다.
먹지 않는 것이 아니라, 불편해서 안 먹는다
결국 타조알은 맛이 없어서 외면받는 것이 아니다. 지나치게 크고, 껍질이 단단하며, 조리가 번거롭고, 혼자 또는 소수 인원이 먹기에는 부담스럽기 때문에 일상적인 식재료로는 부적합한 것이다. 행사나 특별한 요리를 위해 사용되는 경우는 있지만, 닭알처럼 흔하게 소비되긴 어렵다. 즉, 타조알은 '못 먹어서'가 아니라, '불편해서' 안 먹는 식재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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