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저런 용어들

산업의 전환, 굴뚝산업에서 첨단산업으로

Egaldudu 2025. 6. 22. 18:26

이미지 출처: 픽사베이

 

제조업의 상징으로 남은 굴뚝

굴뚝산업이라는 표현은 산업화 시대를 관통한 한 장면을 상징한다. 연기를 뿜는 거대한 굴뚝, 땀 흘리는 노동자, 쇳소리 가득한 조선소와 제철소. 이 단어는 단순한 산업 범주 이상의 함의를 지닌다.

 

굴뚝산업의 정의와 대표 분야

굴뚝산업이란 일반적으로 철강, 조선, 석유화학, 시멘트, 기계 제조 등 대규모 설비와 막대한 자본이 필요한 전통적인 제조업군을 일컫는다. 이들은 대부분 자본집약적이고 노동집약적이며, 에너지 소비가 크고 환경 오염을 수반한다. ‘굴뚝이라는 상징은 단순한 설비가 아니라 그 산업의 구조적 무게감과 전통성을 드러낸다.

 

산업화 시대의 주력 엔진

20세기 산업화의 전성기에는 이런 산업들이 한 나라의 경제를 실질적으로 이끌었다. 수출, 고용, 기술 이전, 인프라 건설 그 어떤 항목에서도 굴뚝산업은 핵심 축이었다. 한국 역시 1970~80년대 중화학공업 육성 정책과 함께 굴뚝산업 기반의 성장을 이뤘다. 철강과 조선 분야에서 세계적 경쟁력을 갖추며 한강의 기적을 가능케 한 주역이기도 했다.

 

굴뚝 없는 산업의 부상

하지만 산업의 중심은 영원하지 않다. 21세기 들어 산업 구조는 굴뚝이 없는 쪽으로 옮겨가고 있다. 물리적 공장이 아닌 데이터 서버, 연기 대신 알고리즘, 강철 대신 반도체가 새로운 산업의 상징이 된 것이다.

 

이런 흐름 속에서 굴뚝산업의 반대 개념으로는 보통 첨단산업(advanced industry), 또는 비굴뚝 산업(non-smokestack industry)이 언급된다. 여기에는 반도체, 바이오, 인공지능, 클린에너지, 콘텐츠 산업 등이 포함된다.

 

무엇이 다를까

이들 산업은 지식 중심적이고 기술 집약적이며, 환경 영향을 상대적으로 적게 미친다. 또한 시장변화에 민첩하게 대응할 수 있는 유연성을 가진다. 특히 플랫폼 기업이나 디지털 기반 산업은 적은 고정 자본으로도 막대한 부가가치를 창출하며 전통 제조업과는 전혀 다른 성장 구조를 보여주고 있다.

 

그러나 굴뚝은 아직 사라지지 않았다

그렇다고 해서 굴뚝산업이 과거의 유물로 남은 것은 아니다. 인프라와 수출의 뼈대를 이루는 산업군으로서의 중요성은 여전하고, 자동화, 친환경 기술, 스마트 팩토리와 같은 방식으로 굴뚝산업도 점차 전환을 시도하고 있다. 다만 경제구조 속에서 중심축이 이동하고 있다는 점은 분명하다.

 

산업을 안다는 것

굴뚝산업을 이해한다는 것은 단지 과거를 되짚는 일이 아니다. 오늘날 어떤 산업이 떠오르고, 왜 구조전환이 필요하며, 무엇을성장이라 부를 수 있는지를 다시 생각하게 하는 일이다. 굴뚝이 사라진 시대에도, 그 그림자는 여전히 산업 지도 위에 진하게 남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