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식물 이야기

곤충은 고통을 느낄까?

Egaldudu 2025. 8. 7. 22:08

이미지 출처: 픽사베이

 

1. 본능인가, 고통인가

우리는 흔히 곤충이 다쳤을 때 즉각적으로 날아오르거나 도망치는 모습을 본다. 불꽃이나 자극적인 냄새를 피하기도 한다. 이처럼 곤충은 분명자극을 감지하고 회피하는 행동을 보인다. 하지만 이는 단순한 통각(nociception)’, 즉 위험 자극에 대한 자동 반응일 수 있다.

 

그렇다면 이런 반응을 고통이라 부를 수 있을까? 고통은 단순한 신체 반응을 넘어, 감정적 인지와 의식적 경험을 동반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다시 말해, “고통을 느끼려면, 그 고통을 자각할 수 있어야 한다.”

 

2. 과학은 어디까지 왔을까

곤충이 자극에 반응한다는 사실은 오래전부터 알려져 있었지만, 최근 몇 년 사이에는 좀 더 미묘한 고통 유사 반응이 포착되고 있다.

 

실험에 따라 일부 곤충은 지속적이고 반복적인 유해 자극을 회피하거나, 진통제를 투여한 후 행동이 바뀌는 결과도 관찰되었다. 학습된 회피 반응을 보이는 경우도 있으며, 이는 조건화된 행동이자 단순 반사 이상일 가능성을 시사한다.

 

하지만, 곤충에게 자각이 있는가라는 문제는 여전히 불확실하다. 곤충의 뇌는 포유류처럼 복잡하지 않고, 의식의 증거는 아직 명확히 확인되지 않았다.

 

3. 법은 어떻게 보고 있을까

2020년대 들어 유럽을 중심으로, 일부 무척추동물에 대한 법적 보호가 강화되고 있다. 예를 들어 영국은 문어, , 바닷가재 등 일부 종에 대해 고통을 인정하고 동물복지법의 적용 대상으로 확장했다.

 

하지만 곤충에 대해서는 대부분의 국가가 여전히 고통을 느낀다는 과학적 증거가 부족하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4. 그렇다면, 우리는?

곤충의 고통 여부는 아직 과학적으로 결론 나지 않았지만, ‘느낄 가능성만으로도 윤리적 고려의 대상이 되어야 한다는 목소리는 점점 커지고 있다. 특히 식용곤충 산업이나 농업·도시 방역처럼 곤충이 대규모로 사육되거나 살충되는 분야에서는, 그 방식이 과연 충분히 윤리적으로 검토되고 있는지 돌아볼 필요가 있다.

 

또한 교육이나 과학 실험에서 살아 있는 곤충을 다룰 때, 어떤 기준과 태도가 필요할지에 대한 논의도 점점 중요해지고 있다.

 

5. 마무리하며

곤충은 생김새부터 인간과 전혀 다르다. 존재는 작고, 움직임은 조용하며, 때론 소리조차 들리지 않는다. 그래서 우리는 보통 그들의 감각이나 존재에 대해 별다른 관심이 없다.

 

하지만 현대 과학은 곤충의 감각 세계에 대해 점점 더 모호한 경계를 드러낸다. 고통의 존재를 확신할 수는 없어도 그 가능성을 완전히 부정할 수도 없다. 따라서 이 질문은 생물학적 사실을 넘어, 인간의 도덕 감정에 복잡한 딜레마를 던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