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Zombie Brenda - Own work, CC BY-SA 4.0, wikimedia commons.
가장 작은 고래목 동물
바키타(Vaquita, Phocoena sinus)는 멕시코 캘리포니아만 북부의 한정된 해역에만 서식하는 고래목 쇠돌고래과(Phocoenidae)의 일종이다. 1958년에 처음 발견된 이 해양 포유류는 몸길이가 약 1.4~1.5m, 몸무게 40~55kg정도로, 고래목 동물 가운데 가장 작다.
‘바키타’는 스페인어로 ‘작은 소’를 뜻하지만, 실제 모습은 짧고 둥근 머리와 독특한 무늬를 가진 아담한 돌고래에 가깝다.
형태적 특징
바키타는 주둥이가 뾰족하게 돌출되지 않은 둥근 머리, 눈 주위의 짙은 고리 무늬, 입가에서 뻗은 검은 줄이 특징이다. 등은 짙은 회색, 배는 흰색이며, 몸 옆면은 점차 색이 옅어지는 그라데이션을 이룬다. 등지느러미는 삼각형 모양으로 크기가 상대적으로 커, 얕은 수역에서 방향 전환과 기동에 유리하다.
서식 환경과 생태
바키타의 서식지는 전 세계 해양 포유류 중 가장 좁은 편으로, 캘리포니아만 북부 약 4,000㎢에 불과하다. 주로 수심 50m 이하의 진흙이나 모래질 해저에서 살며, 강 하구의 탁한 물에서도 발견된다.
식성은 기회주의적이며, 작은 어류, 두족류, 갑각류 등을 사냥한다. 사회성은 낮아 대부분 단독이나 2~3마리 무리로 이동하며, 대규모 군집은 관찰되지 않는다.
번식과 성장
번식 주기는 약 2년에 한 번으로 해양 포유류 중에서도 낮은 편이다. 임신 기간은 10~11개월이며, 보통 한 마리의 새끼를 낳는다. 새끼는 태어날 때 몸길이가 약 70~80cm 정도로 생후 첫해 동안 어미와 함께 지내며 수유와 보호를 받는다. 매우 낮은 번식률은 개체 수 회복을 어렵게 하는 중요한 요인이다.
By Chris_huh - Own work, CC BY-SA 3.0, wikimedia commons
멸종 위기의 원인
바키타의 급격한 감소는 주로 불법 어업에서 사용되는 ‘고정식 자망’ 때문이다. 특히 멕시코 연안에서 어획되는 도토바(totoaba) 어종이 문제인데, 이 어류의 부레는 중국 등에서 고가에 거래된다.
그물에 걸린 바키타는 수면으로 올라와 숨을 쉬지 못해 익사한다. 여기에 해양 오염, 어선 소음, 기후 변화로 인한 먹이 감소가 더해져 생존이 위협받고 있다.
현황과 보전 노력
국제자연보전연맹(IUCN)은 바키타를 ‘위급종(Critically Endangered)’으로 분류한다. 최근 추정 개체 수는 20마리 이하로, 사실상 멸종 직전이다. 멕시코 정부는 2017년부터 서식지 내 모든 자망 어업을 금지했지만, 단속이 완벽하지 않아 불법 어업이 여전히 지속되고 있다.
국제 환경단체와 과학자들은 순찰 강화, 위성 감시, 대체 어업 장비 지원 등 다양한 보전 활동을 벌이고 있다. 과거에는 일부 개체를 포획해 보호구역에서 사육하려는 시도가 있었지만, 바키타가 포획 스트레스에 취약하다는 사실이 확인되며 중단되었다. 현재는 서식지 내 불법 어업 근절과 자연 상태에서의 개체 수 회복이 보전 전략의 핵심이다.
보전의 의미
바키타 보호는 단순히 한 종을 지키는 것을 넘어, 캘리포니아만 북부 해양 생태계의 균형을 유지하는 데 필수적이다. 바키타가 사라지면 해당 서식지의 먹이사슬과 생태 구조가 크게 변할 수 있다. 이 작은 해양 포유류는 인류가 얼마나 책임감 있게 해양 생물을 지킬 수 있는지 보여주는 상징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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