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전 중 졸음의 과학적 배경
운전 중 갑자기 몰려오는 졸음은 단순히 피곤해서가 아니다. 여러 과학 연구들은 차량의 진동이 뇌와 몸에 직접적으로 작용해 졸음을 유발한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저주파 진동이 뇌파를 바꾼다
2018년 호주 멜버른 RMIT 대학 연구팀은 운전 시뮬레이터에 실제 자동차와 유사한 4-7헤르츠(Hz)의 저주파 진동을 가해 실험했다. 결과는 뚜렷했다. 참가자들은 15분 만에 졸음 징후를 보였고, 30분이 지나자 반응 속도와 집중력이 크게 떨어졌다.
연구자들은 이 진동이 사람의 뇌파를 각성 상태에서 졸음 상태로 바꾼다고 분석했다. 즉, 핸들을 잡은 순간에도 차체를 통해 전해지는 낮은 주파수의 떨림이 뇌를 ‘휴식 모드’로 전환시키는 셈이다.
특정 주파수의 전신 진동이 주의력을 떨어뜨린다
후속 연구에서는 15명의 참가자가 1시간 동안 모의 운전 시뮬레이터에 참여했고, 연구진은 다양한 주파수의 전신 진동 조건을 적용했다. 그 결과 낮은 주파수 대역(1-4Hz와 4-8Hz)에서만 뚜렷한 변화가 나타났다. 참가자들은 15-20분 이내에 주의력이 떨어졌고, 30-35분이 지나자 운전 성능 전반이 크게 악화되었다.
반면 8Hz 이상의 고주파 진동은 거의 영향을 주지 않았다. 이는 좌석과 운전대를 통해 지속적으로 전달되는 저주파 진동이 졸음을 가속화한다는 확실한 증거다.
그 밖의 요인들
단조로운 도로 풍경이나 시각 자극의 부족, 차량 진동이 장시간 누적되면서 쌓이는 피로 역시 졸음을 부추기는 요인으로 자주 언급된다. 다만 이런 설명들은 가설적 수준에 머물러 있으며, 저주파 진동처럼 뇌파 변화와 주의력 저하를 명확히 입증한 연구는 아직 부족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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