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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극에도 꽃은 핀다

울부짖는 폭풍 속에서 여기 저기 펭귄들이 무리지어 서 있는 혹독한 대륙. 우리가 상상하는 남극은 보통 킬로미터 두께의 거대한 얼음 덩어리이다. 꽃이 피어나기에 적합한 환경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절대 아닌 것은 아니다. 남극에서도 꽃을 볼 수 있는 곳은 있다.   위에 빨간 사각형으로 표시한 그레이엄랜드는 남극대륙이 남아메리카 쪽으로 뻗어나가는 남극반도의 북쪽 끝 부분에 위치한다. 이 곳에서는 두 개의 꽃식물인 '남극 잔디'(Deschampsia antarctica)와 '남극 들풀'(Colobanthus quitensis)이 자란다. 최근 몇 십 년 동안 그 비인간적인 불모의 땅으로 모험적인 사람들이 찾아들었다. 그리고 그들을 뒤따라서 사람들에게 친근한 한해살이 새포아풀(Poa annua)과 별꽃(Stell..

동식물 이야기 2025.02.01

개미라고 다 날지 못하는 건 아니다

이 작고 부지런한 지상 노동자들을 볼 때 우리는 때로 개미는 날지 못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무더운 여름날 오후가 되면 커다란 개미집의 모든 출구에는 날개 달린 개미들로 붐빈다. 녀석들은 이리 저리 열심히 기어다니다가 비행을 시작해 어딘가로 사라져버린다.  여왕 개미들의 처녀비행이다. 가능한 한 빨리 그 처녀비행을 신혼여행으로 만들고자 날개단 수컷들이 여왕을 바짝 뒤쫒는다. 짝짓기는 때때로 아직 비행하는 상태에서 일어나기도 한다. 일단 착륙하면 고공비행은 완전히 종료된다.  여왕 개미의 날개는 자연이 설계한 절단면을 따라 쉽게 끊어져 떨어진다. 개미는 이제 다리가 여섯개이고 날개 없는 가늘고 잘룩한 허리를 가진 익숙한 모습으로 남는다.  여왕은 새로운 왕국을 세우기에 적당한 공간을 찾아낸다. 몸 속에 많..

동식물 이야기 2025.0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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