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식물 이야기

상어, 오해와 진실 – 바다의 포식자는 정말 위험할까?

Egaldudu 2025. 3. 19. 1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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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어가 사람을 공격하는 이유

상어는 바다 생태계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는 포식자다. 그러나 사람들에게는 공포의 대상으로 인식되며, 종종 영화 속 피에 굶주린 괴물처럼 묘사된다. 하지만 실제로 상어가 인간을 공격하는 사례는 그렇게 많은 편은 아니며, 대부분의 경우 의도적인 공격이 아니라 탐색 과정에서 발생한다.

 

상어는 시각보다는 전기 감각과 후각에 의존하여 사냥하는데, 머리에 위치한 로렌치니 기관(Ampullae of Lorenzini)을 통해 극미세한 전기장을 감지한다. 이 과정에서 수영객이나 서퍼의 움직임이 물개와 비슷하게 인식될 경우, 상어가 착각을 일으킬 가능성이 있다. 또한 상어는 대상을 탐색할 때 입을 이용하는 습성이 있어, 시험 물기(test bite)를 통해 주변 환경을 확인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탐색과정에서 이루어지는 시험물기조차도 매우 치명적일 수 있다. 2016년 호주 퍼스 남쪽 만두라 해안에서 서퍼 벤 게링이 상어의 공격을 받았고, 다리를 잃는 중상을 입은 후 결국 사망했다. 이는 상어가 단순히 주변 환경을 탐색하는 과정에서도 인간에게 심각한 피해를 입힐 수 있음을 보여준다.

 

상어의 식성효율적인 사냥 전략

백상어(Carcharodon carcharias)는 대형 어류, 해양 포유류(물개, 바다사자), 바다거북 등을 주로 사냥한다. 흥미로운 점은 연령에 따라 먹잇감이 변한다는 것이다. 어린 백상어는 주로 물고기를 먹으며 빠르게 성장하지만, 성체가 되면 고지방 함량이 높은 해양 포유류를 선호한다. 이는 한 번의 사냥으로 장기간 에너지를 확보하는 전략적 선택이다.

 

황소상어(Carcharhinus leucas)는 독특한 서식 환경을 가진 상어다. 담수와 해수를 자유롭게 오갈 수 있는 몇 안 되는 종으로, 강 하구나 심지어 민물에서도 발견된다. 이러한 환경 적응력 덕분에 다양한 먹잇감을 사냥할 수 있지만, 인간과의 접촉 가능성도 상대적으로 높아 공격 사례가 많다. 이는 공격성이 강해서라기보다는 환경 변화에 적응한 생존전략으로 볼 수 있다.

 

바다 생태계를 유지하는 핵심 존재

단순한 포식자가 아니라 해양 생태계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키스톤 종(keystone species)’이다. 백상어와 같은 상위 포식자는 특정 종이 과도하게 번식하는 것을 막아 균형을 유지한다. 예를 들어, 백상어가 해양 포유류의 개체 수를 조절하지 않으면 물개나 바다사자가 증가하면서 어류 개체군이 급감할 수 있다. 이는 해양 생태계 전체에 연쇄적인 영향을 미친다. 또한 상어는 주로 병든 개체나 부상당한 동물을 사냥함으로써 해양 생물의 건강성을 유지하는 역할도 한다.

 

사냥당하는 포식자상어 멸종 위기

오늘날 상어는 바다의 지배자가 아니라 인간에 의해 사냥당하는 존재가 되고 있다. 백상어는 전 세계적으로 널리 분포하지만, 개체 수는 점점 감소하고 있다. 이는 상어의 번식 속도가 느리기 때문이다. 백상어는 12~15년이 지나야 성적으로 성숙하며, 개체에 따라 한 번에 보통 2~10마리 정도의 새끼를 낳는다. 이에 반해 인간의 남획 속도는 이를 훨씬 초과하고 있다.

 

상어가 주로 사냥당하는 이유는 샥스핀(상어 지느러미 수프) 때문이다. 아시아 시장에서는 상어 지느러미가 고급 식재료로 취급되며, 이로 인해 매년 1억 마리 이상의 상어가 불법 포획되고 있다. 포획된 상어는 지느러미만 잘린 채 바다로 버려지며, 결국 서서히 죽음을 맞는다. 또한 백상어의 강력한 턱뼈와 이빨은 기념품으로 거래되며, 스포츠 낚시 대상으로도 인기가 많다. 이런 상황을 방지하기 위해 일부 국가에서는 백상어를 보호종으로 지정하고 있으며, 해양 보호구역을 설정하는 등의 노력이 진행되고 있다.

 

상어를 이해하는 첫걸음

상어는 바다 생태계를 유지하는 데 필수적인 존재다. 공포의 대상이 아니라, 해양 환경의 균형을 조절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최근에는 다이버들과 연구자들이 상어를 직접 관찰하며 생태적 가치를 알리고 있으며, 생태 관광(eco-tourism)을 통해 살아 있는 상어를 보호하려는 시도도 늘고 있다. 상어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알고 이해하는 것이야말로, 해양 환경을 지키는 중요한 첫걸음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