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저런 용어들

FOMO(포모)와 JOMO(조모), 디지털 시대의 감정 풍경

Egaldudu 2025. 4. 14. 2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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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놓칠까 봐 불안한 감정, FOMO
2. 단어의 유래와 대중화 
3. 비교와 정보과잉이 만들어낸 감정
4. 일부러 놓치는 기쁨, JOMO
5. 단절이 아닌 선택의 자유 
6.  감정의 방향을 선택하는 일

 

1. 놓칠까 봐 불안한 감정, FOMO

‘FOMO’Fear of Missing Out의 줄임말로 ‘무언가를 놓치고 있는 것에 대한 두려움’을 뜻한다. 이런 감정은 특히 SNS나 뉴스피드를 보면서 타인은 재미있는 삶을 살고 있는데 나만 뒤처지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들 때 흔히 경험하게 된다. 단순한 불안이라기보다는 내가 보지 못한 무언가가 어쩌면 더 나았을지도 모른다는 느낌, 그리고 그에 따른 초조함이 핵심이다.

 

이 감정은 선택의 문제와도 연결된다. 어떤 자리에 가지 않기로 한 자신의 선택, 혹은 다른 방법을 택했더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은 곧 불안으로 이어진다. 이는 후회와도 닮아 있다. 하지만 FOMO는 단순한 후회를 넘어서 끊임없이 확인하고 비교하고 참여하려는 강박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디지털 시대의 독특한 심리적 현상으로 주목받고 있다.

 

2. 단어의 유래와 대중화

FOMO라는 표현은 2000년대 초반 미국 하버드비즈니스스쿨 졸업생인 패트릭 맥기니스(Patrick J. McGinnis)가 처음 사용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는 2004년 「The Harbus」라는 학내 잡지에 ‘FOMO and FOBO’라는 글을 기고하며 이 개념을 소개했고, 이후 이 용어는 점점 더 대중적으로 확산되었다.

 

2000년대 후반부터는 스마트폰의 대중화와 함께 SNS 플랫폼의 실시간 공유기능이 일상화되며 FOMO라는 말이 널리 퍼졌다. 2010년대 중반에는 옥스퍼드 영어사전(Oxford English Dictionary)에도 등재되었으며, 경제·심리학·문화 전반에서 자주 인용되는 용어가 되었다.

 

3. 비교와 정보과잉이 만들어낸 감정

FOMO는 단지파티에 못 간 것에서 끝나지 않는다. 투자기회를 놓칠까 봐 불안해하는 투자자, 쇼핑 할인정보를 놓치지 않으려는 소비자, 다른 사람보다 늦을까 봐 불안한 직장인까지 다양한 영역에서 나타난다. 이 때문에 FOMO는 현대사회의 비교문화와 실시간 정보과잉이 만들어낸 복합감정으로 이해된다.

 

심리학적으로는 사회적 비교이론(social comparison theory), 정보선택 피로(information overload), 그리고 충동적 의사결정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사람들은 타인의하이라이트 장면(highlight reel)’만 보고 자신의 삶을 평가하기 때문에 불안감은 과장되고, 현실감은 떨어지게 된다. 결과적으로 자기 선택에 대한 불만족 속에서  끊임없이 더 나은 무언가를 추구하며, 소진되는 감정 상태에 빠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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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일부러 놓치는 기쁨, JOMO

이러한 감정의 흐름 속에서 등장한 개념이 바로 JOMO. JOMO ‘놓치는 데서 오는 기쁨’이라는 뜻으로 FOMO에 대한 반대개념으로 받아들여진다.

 

JOMO는 필요하지 않은 정보, 인간관계, 사회적 요구로부터 스스로를 분리시키고, 그로 인해 얻는 마음의 평온과 만족을 강조한다. 꼭 봐야 할 드라마, 참석해야 한다고 느끼는 모임, 실시간으로 따라가야 할 소셜미디어 속 타인의 근황에 휘둘리지 않고, 자신이 선택한 시간과 공간 속에서 집중과 여유를 누리는 것. 그것이 JOMO의 핵심이다.

 

5. 단절이 아닌 선택의 자유

JOMO는 단순히무관심이나포기를 뜻하지 않는다. 오히려 자기 삶의 중심을 다시 자신에게로 되돌리는 태도에 가깝다. ‘지금 이 순간, 이 장소에서 내가 원하는 방식으로 살아가고 있다는 만족은 디지털 환경에서 점점 더 귀한 감정이 되고 있다.

 

이 개념은 2010년대 중반 이후 스마트폰 알림과 SNS 연결에 지친 사람들 사이에서 주목받기 시작했다. 특히 디지털 디톡스(digital detox), 마음챙김(mindfulness), 슬로우 라이프(slow life) 같은 흐름과 함께 JOMO는 단절을 두려워하지 않는 능동적인 선택으로 자리잡고 있다. 더 많이 연결되고, 더 많은 정보를 갖는 것이 항상 더 좋은 결과를 주는 것은 아니라는 자각이 담겨 있다.

 

6. 감정의 방향을 선택하는 일

FOMO JOMO는 단순한 유행어가 아니다. 디지털 시대의 정보 소비 방식, 관계의 밀도, 그리고 삶의 우선순위를 어디에 두느냐에 따라 우리는 매일 이 둘 사이를 오간다. 중요한 것은 무엇을 놓쳤는지가 아니라 무엇을 선택하고 있는가이다. 감정은 우리가 어떤 방향을 선택하느냐에 따라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