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들으면 낯설지만 이미 우리 곁에 들어와 있는 표현들이다. 온라인에서 시작되어 이제는 일상 대화 속에도 자연스럽게 스며들었다. 말의 구조와 맥락을 알면 그저 유행어로만 보이진 않는다.
스불재
‘스스로 불러온 재앙’이라는 표현에서 비롯된 말이다. 처음엔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유행했지만 지금은 일상 대화에서도 종종 들을 수 있다.
자신이 감당할 수 없는 일정을 스스로 짰다가 후회할 때, 또는 무리한 선택을 해놓고 그 결과에 당황할 때 이 표현이 쓰인다. 누구를 탓하기도 애매한 상황에서 자조적으로 말할 수 있는 말로, ‘자업자득’을 좀 더 가볍고 유머러스하게 표현한 형태라고 볼 수 있다.
알잘딱깔센
‘알아서 잘, 딱, 깔끔하고 센스 있게’의 앞 글자들을 따서 만든 표현이다. 겉으로는 칭찬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구체적인 지시 없이 결과만 기대하는 상황을 풍자할 때 자주 쓰인다.
직장 내 상사가 일을 지시할 때, 혹은 학교나 군대에서 애매한 기준을 전달할 때 자조적으로 인용되기도 한다. 이 말은 단순히 요령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맡긴다는 말로 포장된 책임 회피’를 꼬집는 면도 있다.
갑분싸
‘갑자기 분위기 싸해짐’을 줄인 표현이다. 예상치 못한 말이나 행동으로 인해 주변 분위기가 일순간 조용해질 때 이 말이 등장한다.
보통 누군가의 농담이 상황에 맞지 않거나 예민한 주제를 건드렸을 때 ‘갑분싸’가 벌어지는데, 말 그대로 “분위기가 식었다”는 묘사에 가깝다. 이 표현은 방송예능과 유튜브 영상에서 자주 패러디되면서 대중화되었다.
사바사
‘사람 by 사람’에서 유래한 표현으로, ‘사람마다 다르다’는 뜻을 담고 있다. 개인의 취향, 반응, 판단이 제각각임을 인정하는 말이며, “그건 사바사지”처럼 가볍게 쓰인다. 예를 들어 어떤 음식이 맛있냐는 질문에 “사바사야”라고 하면 상대의 반응이 나와 다를 수 있음을 인정하는 셈이다.
이 표현은 일방적인 평가나 기준을 거부하고 다양성을 전제로 말하는 태도를 드러낸다. 논쟁을 피하면서도 입장을 정리할 수 있는 방식이기 때문에 소셜미디어를 중심으로 빠르게 확산되었다.
킹받네
‘열받네’라는 말에 ‘킹(King)’을 붙여 감정을 과장한 표현이다. ‘킹’이라는 접두어는 온라인상에서 감정이나 상태를 강조하는 방식으로 자주 쓰이는데, ‘킹정’(완전 인정), ‘킹받네’ 등이 대표적이다.
‘킹받네’는 짜증이나 분노를 강하게 드러내는 말이지만 실제로는 장난스러운 어감 덕분에 가벼운 농담처럼 받아들여지는 경우가 많다. 자극적인 감정을 희화화해서 표현하는 방식의 일환으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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