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저런 용어들

클릭 뒤에 숨겨진 설계: 다크 패턴, 자동결제, 쿠키

Egaldudu 2025. 4. 14. 2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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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론

우리는 하루에도 수없이 클릭을 반복한다. 동의 버튼을 누르고, 이용 약관을 넘기고, 무료 체험을 시작한다. 이런 클릭들은 겉보기에 단순한 행동처럼 보이지만 그 이면에는 사용자의 선택을 유도하거나 판단을 흐리게 하도록 설계된 구조가 숨어 있는 경우가 많다.

 

이 글에서 다루는 세 가지 용어 다크 패턴, 자동결제, 쿠키 동의 는 서로 다른 방식으로 작동하지만 공통적으로 사용자에게 보이지 않는 방향으로 결정을 유도하는 설계구조와 연결되어 있다.

 

1. 다크 패턴

다크 패턴(dark patterns)은 사용자가 자발적으로는 하지 않았을 행동을 유도하는 사용자 인터페이스 설계를 뜻한다. 겉보기에는 일반적인 버튼이나 메뉴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의도적으로 착오를 유도하는 방식이 숨어 있다.

 

예를 들어, 탈퇴 버튼이 눈에 띄지 않게 배치되어 있거나, '동의' 버튼만 색상이 진하고 '거절'은 회색으로 처리되어 있는 경우가 있다. 이런 설계는 사용자가 실수하거나, 가장 편한 경로를 선택하게끔 만든다.

 

다크 패턴이라는 말은 2010년경 UX 디자이너 해리 브링널(Harry Brignull)이 처음 사용한 표현이며, 이후 다양한 서비스에서 반복적으로 관찰되며 학술적·정책적 문제로까지 확산되었다.

 

2. 자동결제

자동결제는 무료 체험이나 초기 가입 과정에서 사용자의 명확한 인지 없이 시작되는 경우가 많다. ‘7일 무료 체험이라고 안내되지만 실제로는 해지를 하지 않으면 유료결제로 자동 전환되도록 설계된 구조다.

문제는 이 결제를 중단하거나 해지하는 과정이 지나치게 복잡하다는 점에 있다. 모바일 앱에는 해지 버튼이 없고, 웹사이트에 별도로 접속해야만 해지할 수 있도록 구성된 경우도 흔하다. 사용자에게 충분한 정보가 제공되지 않거나 해지 경로가 눈에 띄지 않게 숨겨진 구조는 명백한 다크 패턴(Dark Patterns)의 사례로 볼 수 있다.


자동결제는 편리함을 내세우지만 실제로는 사용자가 불편을 감수하면서까지 해지 의사를 분명히 밝혀야만 멈출 수 있는 체계를 만들어낸다.

 

3. 쿠키 동의

웹사이트에 접속했을 때 나타나는 쿠키 동의창은 이제 익숙한 풍경이다. 이 동의창의 목적은 사용자의 개인정보 처리에 대한 동의를 받기 위함이다. 그러나 문제는 이 동의 구조의 구성방식에 있다. '모두 동의'는 크고 선명한 버튼으로 배치되고, '설정 변경'이나 '일부 동의'는 작고 복잡한 메뉴 안에 숨겨져 있는 경우가 많다.

 

사용자는 반복적으로 동의창을 접하면서 피로감을 느끼고, 결국 깊은 고려 없이 '동의' 버튼을 클릭하게 된다. 이는 사용자가 실제로는 원하지 않았던 정보제공에 스스로 참여하게 되는 결과로 이어진다. 형식적으로는 동의이지만 실질적으로는 유도된 행동이라는 점에서 다크 패턴의 한 유형으로 분류될 수 있다.

 

마무리하며

다크 패턴, 자동결제, 쿠키 동의는 서로 다른 용어지만 사용자 행동을 유도한다는 점에서 하나의 흐름으로 연결된다. 사용자에게 선택권을 주는 듯 보이면서도 실제로는 특정 행동을 하도록 설계된 구조는 정보 비대칭과 인지적 피로를 활용한다. 우리는 클릭 하나로 많은 것을 결정하고 있지만 그 결정이 정말 내 의지였는지는 하번 곱씹어볼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