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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멀리 나는 새, 정말 도요새일까?

Egaldudu 2025. 5. 13. 22:42

너희들은 모르지 우리가 얼마만큼 멀리 날으는지

 

한국 사람들에게 익숙한 노래 "도요새의 비밀"은 도요새가 가장 멀리 나는 새라고 노래한다. 그 작은 몸집으로 절벽을 건너고, 사막을 지나, 광야를 날아서 멀리 날아간다는 표현은 조금 연식있는 세대의 뇌리에는 한 시대의 상징처럼 아련한 기억으로 남아 있다.

 

세월이 많이 흘렀지만 이쯤에서 한번 의문을 가져보자. 도요새는 정말 지구에서 가장 멀리 나는 새일까?

 

논스톱 비행 거리의 최강자: 큰뒷부리도요

큰뒷부리도요(Bar-tailed Godwit) [이미지 출처: 픽사베이]

가장 멀리 날아가는 새를 논할 때 '큰뒷부리도요(Bar-tailed Godwit)'를 빼놓을 수 없다. 이 새는 논스톱 비행 거리에서 세계 기록을 가지고 있다.

 

북부 시베리아와 알래스카에서 호주와 뉴질랜드까지 약 13,500km를 중간에 멈추지 않고 날아간다. 대략 8~11일 동안 쉬지 않고 바다를 건너는 놀라운 비행이다. (알바트로스나 다른 장거리 비행 해조류와 달리, 큰뒷부리도요는 활공을 하지 않고 비행 내내 날개를 계속 움직인다)

 

큰뒷부리도요는 매년 8월에서 9월 사이 알래스카에서 번식을 마치고 남쪽으로 떠난다. 추운 겨울을 피하고, 더 따뜻한 지역에서 풍부한 먹이를 찾기 위해서다. 이들은 출발 전에 체중의 절반 이상을 지방으로 축적한다. 마치 자동차의 연료를 채우듯이, 이 지방이 비행 중 에너지원이 된다.

 

중간에 멈추지 않고 한 번에 날아가는 이유는 바다 위에서 쉴 수 있는 곳이 없고, 포식자에게 노출되지 않기 위함이다. 오로지 비행만으로 대양을 횡단하는 유일한 새, 그게 큰뒷부리도요다.

 

연간 이동거리의 최강자: 북극제비갈매기

논스톱 비행이 아닌 연간 이동 거리로 따지면 북극제비갈매기(Arctic Tern)가 단연 앞선다. 이 새는 매년 약 70,800km를 이동한다. 북극에서 번식을 마치면 남극으로 날아가 거기서 여름을 보내고, 남극의 여름이 끝날 때 다시 북극의 여름을 향해서 날아간다.


극지의 여름에는 백야(White Night) 현상으로 하루 종일 해가 지지 않는다. 이때 플랑크톤과 작은 물고기가 폭발적으로 증가한다. 또한, 극지방은 포식자가 적어 새끼를 기르기에도 안전하다.

 

도요새는 정말 가장 멀리 나는 새일까?

답은 "그럴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이다. 논스톱 비행만을 기준으로 한다면 가장 멀리 나는 새는 큰뒷부리도요가 맞다. 그러나 연간 이동거리로 따지면 북극제비갈매기가 단연 최강자다.

물론 도요새 역시 큰 이동 경로를 가진 철새다. 여름철에는 북부 시베리아와 알래스카, 겨울철에는 호주와 뉴질랜드까지 이동한다. 도요새가 멀리 나는 이유는 계절변화에 따른 먹이 확보 때문이다. 추운 겨울이 오면 더 따뜻한 지역으로 날아가며, 번식기에는 다시 북쪽으로 돌아오는 주기적인 여정을 반복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