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차
1. 낙타의 혹
2. 낙타와 바늘귀
3. 영화 '바늘 구멍'
1. 낙타의 혹 안에는 무엇이 있을까

픽사베이 이미지
낙타는 혹 안에 지방을 저장한다
낙타의 혹을 채우고 있는 것은 물이 아니라 지방이다. 낙타의 혹이 움푹 패이거나 힘없이 좌우로 쳐진 채 매달려 있다면 그건 물이 부족한 상태가 아니라 낙타의 영양실조를 의미한다.
낙타는 혈액 속에 물을 저장한다
낙타는 15분 안에 200리터의 물을 마실 수 있다. 한 때 낙타가 마신 물이 혹 속에 저장된다고 생각한 적도 있었다. 그러나 그건 잘못된 상식이었다. 낙타가 마신 물은 혹이 아니라 혈액 속에 저장된다. 적혈구는 200배까지 커질 수 있고 거기에 물을 흡수할 수 있다. 가장 큰 저장세포들은 반추동물인 낙타의 소화기관 중 섭취한 음식물을 저장하는 세 개의 전위(前胃) 부분에 있다.
놀라운 낙타의 능력
낙타는 건조한 환경에 완벽하게 적응했다. 낙타는 땀을 덜 흘리기 위해 42°C까지 체온을 올릴 수 있다. 소변이 훨씬 더 농축되어 있어서 수분 손실양은 극히 적은 편이다. 게다가 낙타들은 코로 공기 중에서 수분을 추출할 수 있는 능력까지 가지고 있다.
2. 낙타와 바늘귀
"다시 너희에게 말하노니, 낙타가 바늘귀로 들어가는 것이 부자가 하나님의 나라에 들어가는 것보다 쉬우니라." (마태복음 19:24, 마가복음 10:25, 누가복음 18:25)
이 구절은 부(재물)의 위험성을 경고하는 동시에, 인간의 힘으로는 구원에 이를 수 없음을 강조하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하지만 이 구절의 정확한 의미와 유래에 대해서는 다양한 해석이 존재한다.
① 문자 그대로 해석하자 (전통적 해석)
낙타는 중동 지역에서 가장 큰 짐승 중 하나이고, 바늘귀(바늘 구멍)는 작아도 한참 작다. 따라서 "낙타가 바늘귀로 들어가는 것"은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 이는 부자가 자신의 힘만으로는 천국에 가는 것이 불가능하며, 오직 하느님의 은혜가 필요하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② ‘바늘귀’는 실재하는 문(門)이었다
일부 학자들은 예루살렘 성벽에 "바늘귀"라 불린 작은 문이 있었다고 주장한다. 큰 문이 닫히면 작은 문이 열려 있었는데, 이 문을 통과하려면 낙타가 무릎을 꿇고 짐을 다 내려놓아야 했다. 이는 부자가 천국에 들어가려면 겸손해야 하며, 자기 재물에 대한 집착을 버려야 한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그러나 이 해석의 결정적 단점은 예루살렘 성벽에 "바늘귀"라는 작은 문이 있었다는 고고학적 증거가 부족하다는 것이다.
③ 낙타(κάμηλος)가 실은 밧줄(κάμιλος)이었다
그리스어로 낙타(κάμηλος 카멜로스)"와 "밧줄(κάμιλος, 카밀로스)"은 철자가 매우 유사하다. 원래 의미는 어쩌면 "굵은 밧줄을 바늘귀에 집어 넣는 것처럼 어렵다" 였을 가능성도 있다. 만일 그렇다면 예수님의 말씀은 완전히 불가능한 일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매우 어려운 일을 강조하는 표현이 될 수 있다.
물론 이러한 해석에도 문제점은 있다. 복음서가 기록된 헬라어 원문에는 분명히 "낙타(κάμηλος)"라고 적혀 있기 때문이다.
3. 영화 “바늘 구멍”
‘바늘귀’라는 단어를 들으면 문득 생각나는 영화가 하나있다. 오래 전에 나름 재미있게 보았던 영화로 제목이 <바늘 구멍>, 즉 바늘귀였다.

이 영화(eye of the Needle, 1981)는 리처드 마퀀드(Richard Marquand)가 감독한 스파이 스릴러 물로 켄 폴릿(Ken Follett)의 동명 소설을 영화화한 것이다. 쵤영 당시 40대였던 도널드 서덜랜드 (Donald Sutherland)가 독일 스파이로 등장하는데 영화에서 그의 암호명이 '바늘'이다.
2차 세계대전 중 영국 군인으로 위장 잠입한 독일 스파이 헨리 페이버(코드네임 바늘)는 연합군 상륙작전에 관한 중요한 정보를 입수한다. 본국으로 도망치던 중 폭풍을 만나 그는 스코틀랜드의 한 외딴 섬으로 표류하게 된다.
섬의 주민은 루시와 남편 데이비드, 그리고 어린 아들 그렇게 세 사람 뿐. 루시는 다리를 잃고 알코홀에 의존해 살아가는 남편에게 지친 상태이다. 루시와 헨리의 관계는 곧 육체적인 관계로 발전한다. 어느날 루시의 남편이 추락사 한 채 발견된다.
이야기가 끝으로 향하며 루시는 헨리가 남편을 살해했을뿐만 아니라 적국 스파이란 사실도 알게 된다. 루시는 그를 경찰에 신고한다. 헨리로서는 여러 차례 루시를 저지하고 살해할 기회가 있었지만 모두 실패하고 만다. 결국 영국에서 빼낸 정보를 유보트를 통해 전달하려던 헨리의 계획은 실패로 끝나고, 그는 루시가 쏜 총을 맞고 사망한다.
바늘 구멍이라는 표현은 헨리의 입장에서 보면 독일로 정보를 전달하는 과정의 어려움을 의미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도주 과정에서 발각될 때마다 거침없이 살인을 저지르던 헨리지만 결국 사랑에 발목이 잡힌다. 영화 속에서는 성장기 플래시백 장면을 통해 헨리가 그렇게 치명적인 사랑에 빠질 수 밖에 없음을 환기시킨다.
낙타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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