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ANIMAL TUBE, CC BY 3.0, wikimedia commons.
1. 끓는 강이란?
실제로 끓는 강이 존재한다. 수온이 보통 섭씨 95도 이상, 최고 99도까지 치솟는 이 강은 현지인들에게는 신화의 강으로, 과학자들에게는 미스터리한 자연현상으로 알려져 있다. 강 이름은 샤나이 팀피슈카(Shanay-Timpishka), 의역하면 “태양의 열로 끓는 강”이다.
상류는 평범한 열대우림 개울처럼 약 27°C에 불과하지만, 강이 지질 단층대(fault zone)를 지나면서 지하에서 솟아오르는 지열수가 섞이며 물의 온도는 끓는 수준까지 상승한다.
2. 어디에 있는가?
샤나이 팀피슈카는 페루의 아마존 열대우림에 위치한 파치테아 강(Pachitea River)의 지류로, 결국 아마존 강의 주요 발원지인 우카얄리 강(Ucayali River)으로 흘러든다.
이 강의 전체 길이는 약 9km이며, 그중 하류 6.24km 구간만이 ‘끓는 강’이다. 가장 깊은 곳은 약 4.5m, 가장 넓은 곳은 30m에 달한다. 놀라운 점은 이 강 주변에 활화산도, 알려진 지열 통풍구도 없다는 것이다. 가장 가까운 활화산조차 700km 이상 떨어져 있다.
3. 왜 끓는가?
현지인들은 이 강이 “물의 어머니” 야쿠마마(Yacumama)라는 거대한 뱀의 영혼에 의해 데워진다고 믿는다. 전설에 따르면 야쿠마마는 땅속을 기어다니며 강의 물을 뜨겁게 만든다고 여겨진다.
그러나 지열 과학자 안드레스 루소(Andrés Ruzo)의 저서 『The Boiling River』에 따르면 이 현상은 비화산성의 고유한 지열 특성을 지닌 자연 현상이다. 루소는 열원의 정체로 지열 구배(geothermal gradient)를 지목한다. 즉, 빗물이 지표에서 스며든 뒤 지각 깊은 곳에서 지열로 데워지고, 단층을 따라 솟아올라 강물과 섞인다는 것이다.
4. 기후변화 연구의 창
2024년 10월, 마이애미 대학교 연구진은 이 강을 통해 기후변화가 식생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했다. 즉, 이렇게 높은 온도의 자연환경에서 식물과 나무 공동체가 어떻게 생존하고 변화하는지를 관찰함으로써 기후 위기 이후 생태계의 미래를 가늠할 수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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