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환경지리 이야기

생태계를 위한 새로운 선택, ‘재자연화(rewilding)’

Egaldudu 2025. 6. 18. 15:21

이미지 출처: 픽사베이

잔디밭은 이제 그만

우리는 녹색 잔디밭을 보면 '관리 잘 된 풍경'을 떠올린다. 공원, 학교 운동장, 아파트 단지, 심지어 고속도로 옆까지잔디는 일종의 '표준 경관'으로 여겨져 왔다.

 

하지만 이제 전 세계적으로 잔디의 생태적 문제를 지적하는 움직임, 재자연화운동이 주목받고 있다. 이 움직임은 보기 좋은 잔디 이면에 숨겨진 환경비용에 대한 경고를 담고 있다.

 

왜 잔디가 문제일까?

어마어마한 물 낭비

잔디를 푸르게 유지하려면 막대한 양의 물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미국의 경우, 하루에 약 1,500만 톤의 물이 잔디 관리를 위해 사용된다. 기후위기와 가뭄이 심화되는 오늘날  이는 결코 가볍게 넘길 수 없는 수치다.

 

살충제제초제의 과다 사용

잔디밭은 해충과 잡초에 민감해 농약과 제초제가 끊임없이 사용된다. 이 화학물질은 토양과 수질을 오염시키고, 꿀벌, 나비 등 수분 매개 곤충의 생존에도 큰 타격을 준다.

 

생태적으로 ‘무용지물’

잔디는 대부분 꽃이 피지 않는 단일 품종으로 구성되어 있다. 곤충, , 작은 포유류 등 다양한 생물에게 먹이도, 서식지도 제공하지 못하는녹색 사막에 가깝다.

 

그럼 잔디 대신 무엇을 할 수 있을까?

● 야생으로 되돌리기 (rewilding)

잔디 대신 토종 야생초, 민들레, 토끼풀, 들꽃 등을 심는 방식이 주목받고 있다. 이러한 식물들은 자연스럽게 피고 지며 곤충을 유인하고, 물도 거의 필요하지 않아 유지 관리가 훨씬 친환경적이다.

 

● 그냥 놔두기만 해도 효과

잔디를 자주 깎지 않고 자연스럽게 키우는 것만으로도 토양 침식이 줄고, 수분 보유력이 높아지며, 지표면 온도상승도 억제된다. 특히 도시에서는 열섬 현상을 줄이고 기후 완화에도 도움이 된다.

 

전 세계가 변화를 시작했다

미국 캘리포니아, 유타, 콜로라도 등 일부 주에서는 잔디 제거 보조금 제도를 도입해 주민들이 생태 친화적 조경으로 전환하도록 지원하고 있다. 독일, 네덜란드 등 유럽 도시들은 잔디 대신 야생화가 자라는 공공 공간을 늘리고 있다.

 

도시계획 전문가들도 이제는 초록이면 무조건 좋다는 기존 인식을 벗어나 생물다양성과 탄소 저감 효과를 고려한 조경 설계를 요구하고 있다.

 

결론: 푸르다고 다자연은 아니다

잔디는 보기엔 아름답지만, 우리가 살아가는 지구에겐 무거운 짐이 될 수 있다. 이제는  생태계에 도움이 되는 녹지가 진짜 자연이며, 도시도 생명이 숨 쉬는 환경이 되어야 한다잔디를 고집할 이유는 없다. 그 공간을 야생으로 돌려주면, 자연은 더 크고 풍성하게 우리 곁으로 돌아올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