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틱톡이나 인스타그램을 보면, 수달들이 서로 꼭 껴안거나 손(앞발)을 맞잡고 자는 영상이 인기를 끌고 있다. 이 다정한 행동은 단순히 귀여운 습관이 아니라, 특히 바다수달의 생존 전략과 관련이 있다.
파도에 떠밀리지 않기 위한 ‘손잡기’
By Joe Robertson from USA, CC BY 2.0, wikimedia commons.
바다수달은 물 위에서 잠을 자거나 이동할 때, 파도에 휩쓸려 떨어지는 것을 막기 위해 서로 손을 잡는다. 이들은 보통 여러 마리가 함께 모여 ‘뗏목(raft)’이라 불리는 집단을 형성한다. 이렇게 손을 맞잡은 채 모여 있는 모습은 수달 특유의 사회적 유대감을 보여주는 장면이기도 하다.
체온 유지와 에너지 절약
이 행동에는 또 다른 이유가 있다. 바다수달은 다른 해양 포유류와 달리 두꺼운 지방층(blubber) 이 거의 없다. 대신, 매우 조밀한 털로 체온을 유지한다.
하지만 바다의 차가운 물속에서도 체온을 유지하기 위해, 바다수달은 하루에 자신의 체중 약 25%에 해당하는 양의 먹이를 섭취해야 한다. 그래서 이들은 서로 몸을 맞대거나 손을 잡고 열을 공유하며 에너지를 아낀다. 또한, 무리를 이루면 포식자로부터의 방어도 수월해진다.
함께하는 ‘수달의 뗏목’
By Brocken Inaglory, CC BY-SA 3.0, wikimedia commons.
하나의 뗏목에는 보통 약 50마리의 수달이 함께 모인다. 그러나 크기는 제각각이라, 2023년 캘리포니아에서는 200마리가 넘는 초대형 무리도 관찰되었다.
가끔은 둘만 있을 때도 서로 앞발을 맞잡고 잠들지만, 항상 그런 것은 아니다. 파도나 조류, 해초의 유무, 개체의 성향에 따라 해초에 몸을 감거나 각자 떨어져 떠 있을 때도 많다. 이 ‘손잡기’는 파도에 흩어지지 않게 서로를 고정하고, 체온 손실을 줄이는 기능적 행동으로 이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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