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팸, 대시보드, 블루투스: 우리가 매일 쓰는 IT 용어들의 유래

우리가 익숙하게 사용하는 이 세 용어는 의외로 색다른 유래를 갖고 있다. 여기서 잠깐 이 단어들 속에 숨겨진 뜻밖의 역사적 문화적 배경을 살펴보자.

 

1. 스팸 (Spam) – 통조림 햄에서 이메일로

스팸(Spam)은 원치 않는 광고 메일이나 메시지를 의미하는 단어로 널리 사용된다. 그러나 그 유래는 전혀 예상치 못한 곳에서 시작되었다. 1937년, 미국의 식품회사 Hormel Foods는 '스팸'이라는 통조림 햄을 출시했다. 이 제품명 자체는 'Spiced Ham'의 줄임말로, 저렴하면서도 간편한 고기로 많은 사람들에게 인기를 끌었다.

 

스팸이 IT 용어로 확장된 것은 1970년대 영국의 코미디 그룹 '몬티 파이튼(Monty Python)' 덕분이다. 그들의 단막극에서 등장인물들이 식당에서 메뉴를 주문할 때마다 "스팸, 스팸, 스팸"이 반복되며 음식이 소개되었다. 이 과도한 반복은 곧 쏟아지는 불필요한 광고 메시지를 뜻하는 은유로 사용되기 시작했고, 인터넷 시대에 접어들면서 스팸 메일이라는 용어가 정착되었다.

 

2. 대시보드 (Dashboard) – 진흙받이에서 컴퓨터 화면으로

대시보드(Dashboard)는 오늘날 IT 용어로 웹사이트나 프로그램의 제어판을 뜻한다. 그러나 원래 의미는 자동차나 마차의 진흙받이였다.

 

'Dash'는 말이 달릴 때 진흙이 튀는 것을 뜻하고, 'Board'는 그 진흙이 운전자에게 튀지 않도록 막아주는 판을 의미했다. 자동차가 발명된 이후 이 용어는 차량의 상태를 한눈에 볼 수 있는 계기판을 가리키게 되었고, IT 기술이 발달하면서 프로그램의 상태를 한눈에 관리하는 인터페이스로까지 확장되었다.

 

대시보드는 단순한 정보 표시가 아닌, 사용자가 직접 제어할 수 있는 기능을 담고 있기 때문에 프로그램 관리나 모니터링에 필수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3. 블루투스 (Bluetooth) – 바이킹 왕의 이름에서 온 무선 기술

블루투스(Bluetooth)는 다양한 기기를 무선으로 연결하는 통신 기술로, 그 이름의 유래가 매우 독특하다. 10세기 덴마크와 노르웨이를 통일한 바이킹 왕 하랄드 블루투스(Harald Bluetooth)에서 비롯되었다.

 

하랄드 블루투스는 여러 부족을 하나로 통합한 지도자로 유명하다. 그의 이름을 딴 이유는, 블루투스 기술이 서로 다른 기기들을 하나의 네트워크로 묶는다는 상징적 의미를 가지기 때문이다.

 

특히, 블루투스의 로고는 그의 이니셜인 'H'와 'B'의 고대 룬 문자, 즉 ᚼ(Hagall)과 ᛒ (Bjarkan)를 결합한 형태이다. 이처럼 기술의 이름에 역사적 인물이 반영된 사례는 드물기에 블루투스는 IT 용어 중에서도 흥미로운 케이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