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By NOAA Okeanos Explorer Program, Public Domain, wikimedia commons.
수백 년을 살아가는 동물은 전설 속에나 존재하는 듯하지만 실제 바닷속에는 그러한 생명체가 존재한다. 바로 그린란드 상어(Greenland shark, Somniosus microcephalus)다. 이 상어는 현재까지 과학적으로 확인된 가장 장수하는 척추동물로 기록되어 있다.
1. 그린란드 상어의 생태와 특징
그린란드 상어는 돔발상어목(Squaliformes), 잠상어과(Somniosidae)에 속하는 종으로, 북극해와 북대서양 북부의 차가운 심해에 서식한다. 그린란드, 아이슬란드, 캐나다 동부, 노르웨이 주변 바다에서 주로 발견되며, 보통 수심 200~600m에서 서식하지만 최대 2,200m를 넘는 심해에서도 발견된다.
몸길이는 평균 3~5미터이며, 대형 개체는 약 7미터까지 자란다. 느리게 움직이는 이 상어는 시력이 약하거나, 각막에 기생하는 요각류(Copepod) 기생충으로 인해 거의 실명 상태인 경우도 흔하다. 따라서 빠른 포식보다는 죽은 물고기나 포유류의 사체를 먹는 청소동물(scavenger)로 기능하는 경우가 많다.
2. 그린란드 상어의 수명과 성장 속도
2016년, 코펜하겐 대학의 율리어스 닐센(Julius Nielsen) 박사 연구팀은 상어의 눈 수정체에 포함된 단백질을 대상으로 방사성탄소 연대측정법(C14 dating)을 적용해 나이를 추정했다. 이 방식은 수정체의 중심부가 태어날 때 형성되어 이후 변하지 않는다는 점에 착안한 것이다.
그린란드 상어는 신진대사 속도가 느릴수록 수명이 길어지는 대사체학적 경향과 관련하여 주목받는 종이다. 체온과 대사율이 낮은 덕분에 이 상어는 적은 에너지로 긴 시간을 살아가는 방식에 적응해 있다. 이러한 특성은 심해라는 특수한 환경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과거에는 이 상어의 최대 수명을 약 200년 정도로 추정했었다. 그러나 2016년 연구에서는 길이 약 5미터에 달하는 암컷 개체의 나이를 방사성탄소 동위원소 분석을 통해 최소 272세에서 최대 512세 사이로 추정했다. 평균값은 392세였다. 이러한 결과는 지금까지 과학적으로 확인된 척추동물 중 가장 긴 수명 기록으로 평가된다..
또한 이 상어는 약 150세에 이르러서야 성적으로 성숙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는 동물계에서도 매우 이례적인 느린 성장 속도로, 그 자체로도 진화적 특이성을 보여주는 사례다.

By Hemming1952, CC BY-SA 4.0, wikimedia commons.
3. 장수를 가능하게 한 생물학적 특성
그린란드 상어가 이처럼 오래 사는 데는 몇 가지 생물학적 이유가 작용한다. 무엇보다 북극과 심해의 차가운 환경은 신진대사를 극도로 느리게 만든다. 이 상어는 평균 시속 1킬로미터 정도로 천천히 움직이며, 체온도 낮다. 생리적 소모가 적은 만큼 세포손상도 그만큼 더디게 진행된다.
또한 유전체 분석 결과, 이 상어의 DNA에는 반복 유전자와 중복 유전자가 풍부하게 존재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특히 세포손상을 복구하는 유전자군이 잘 발달해 있는데, 이는 노화를 늦추는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한다.
여기에 더해 ‘세포의 수호자’라 불리는 p53 단백질도 주목된다. 이 단백질은 세포 복구, 사멸, 암 억제 등 다양한 과정에서 중심적인 역할을 한다. 그린란드 상어에서는 이 유전자가 다른 종과는 다르게 발현되는 양상을 보이며, 장수와 암 저항성 사이의 연관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4. 인간에게 주는 시사점과 보존 가치
그린란드 상어는 단순히 신비로운 생물이 아니라, 인간 노화 연구 및 생명공학의 새로운 열쇠가 될 가능성도 가지고 있다. 세포손상 억제 메커니즘, DNA 복구체계, 암 저항성에 대한 단서들은 인간 건강수명 연장의 연구에 직접적으로 기여할 수 있다.
또한 생물 다양성 보존 측면에서도 이 상어는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성장속도와 생식 주기가 매우 느린 만큼 남획에 의한 개체 수 감소는 복구가 어렵다. 현재 IUCN 적색목록에서는 '취약(Vulnerable)' 단계로 지정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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