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서론: 영화 속 킹콩
영화 속 킹콩은 거대한 괴물이다. 압도적인 크기와 힘, 그리고 인간 세계와의 대립 속에서 그는 통제할 수 없는 존재로 묘사된다. 그는 문명과 공존할 수 없는 야수이며 제거해야 할 대상이다. 그러나 단순한 악당인 것 만은 아니다. 그는 인간이 침범한 자연에서 온 존재이며, 때로는 감정을 가진 생명체처럼 보이기도 한다.
2. 현실의 고릴라: 자연 속 평화로운 사회적 동물
반면, 현실의 고릴라는 킹콩과는 전혀 다르다. 그들은 자연 속에서 자신들만의 사회를 이루며 평화롭게 살아간다. 성체 수컷 고릴라는 키가 거의 2미터에 달하며, 몸무게는 200킬로그램을 넘는다. 위압적인 덩치와 근육질의 몸, 그리고 가슴을 울리는 강렬한 북소리 같은 드럼 비트 ‒ 이러한 특성들은 인간에게 본능적인 두려움을 불러일으킨다. 그러나 몇몇 연구에 따르면 고릴라는 본래 온순한 동물이며, 무리 내에서 갈등을 최소화하는 방식으로 살아간다.
3. 다이앤 포시와 고릴라 연구
고릴라의 실제 모습이 알려진 데에는 다이앤 포시(Dian Fossey)의 연구가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그녀는 1960년대부터 르완다의 산속에서 고릴라들과 함께 생활하며 그들의 행동을 연구했다. 당시 많은 사람들은 고릴라를 위험하고 폭력적인 존재로 오해하고 있었지만, 포시는 이들이 서로를 돌보고 평화롭게 살아가는 사회적 동물임을 밝혀냈다.
그녀는 밀렵꾼들로부터 고릴라를 보호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싸웠으며, 결국 의문의 죽음을 맞이했다. 하지만 그녀의 연구와 노력 덕분에, 고릴라 보호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고 오늘날까지도 이어지고 있다.
다이앤 포시의 삶과 연구는 1988년 영화 ‘안개 속의 고릴라(Gorillas in the Mist)’를 통해 널리 알려졌다. 이 영화는 그녀의 연구와 고릴라 보호활동, 그리고 그녀가 밀렵꾼들과 맞서 싸우는 과정을 감동적으로 그려냈다.
영화 속에서 포시는 단순한 연구자가 아니라, 고릴라와 깊은 유대감을 형성한 인물로 묘사된다. 이 작품은 그녀의 삶을 조명함과 동시에, 야생동물 보호의 중요성을 대중에게 알리는 계기가 되었다.
4. 고릴라는 여전히 ‘야생 동물’이다
하지만 한 가지 분명한 사실이 있다. 고릴라는 여전히 야생동물이며 언제든지 위험한 존재로 돌변할 수 있다. 고릴라가 위협을 느끼거나, 자신의 영역을 침범당했다고 판단할 때 그들의 공격성은 극도로 상승한다. 가슴을 두드리는 위협 행동이나 돌진하며 포효하는 모습은 단순한 과시가 아니라 실제적 경고이다. 인간이 야생동물을 지나치게 미화하고 감상적으로 바라본다면 예기치 못한 위험을 초래할 수도 있다.
5. 결론
킹콩은 인간과 대립하도록 만들어진 허구의 존재이지만, 고릴라는 인간과 공존할 수 있는 생명체이다. 그러나 영화 속 킹콩이 인간들의 탐욕으로 인해 비극적인 최후를 맞이했듯, 현실의 고릴라도 인간이 만들어낸 문제—밀렵과 서식지 파괴—로 인해 점점 사라져 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