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소한 이야기

시지프스 인 더 미드나이트 (Sisyphus in the midnight)

Egaldudu 2025. 2. 22. 17:59


 

픽사베이 이미지

 

한밤중. 잘 자고 있는데 목이 마르다.

침대에서 일어나 조용히 방문을 연다. 부엌으로 향한다.

불은 키지 않는다. 불을 키면 잠이 확 달아날 것 같다.

 

"몇 년을 산 집인데"

 

그래도 어둡긴 어둡다.

한 걸음, 두 걸음냉장고까지 가는 길은 뻔하다.
몇 걸음 가면 식탁이 있고,

살짝 방향을 틀면 냉장고 손잡이가 있다.

 

"!..."

 

발가락이 무언가에 부딪힌다. 아프다.

그래도 불은 안 킨다.

 한 손으로 아픈 발을 주물러가며 냉장고 문을 연다.

물을 한 모금 들이킨다. 시원하다.

이제 다시 방으로 돌아갈 타이밍
여전히 눈은 어둠에 서툴다.
아니, 더 어둡다.

불을 킬까?

 

한 걸음두 걸음뭔가 발에 밟힌다. 슬리퍼다.

근데 이게 왜 여기 있지 ?

불은 안 킨 채 무사히 방에 도착한다.

그리고 침대에 몸을 던지며 생각한다.

다음 번엔 불을 꼭 키자.


물론 그럴 리가 없다

내일밤에도 그는 같은 행동을 반복할 것이고,

발가락은 또 아플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