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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양배추, 겨울 화단 위의 변형된 잎채소

By 小石川人晃, CC BY-SA 4.0, wikimedia commons.식용 채소에서 관상식물로우리가 겨울 화단에서 흔히 보는 꽃양배추는 이름과 달리 꽃이 아니다. 겹겹이 포개진 잎이 마치 장미처럼 보이기 때문에 붙은 이름일 뿐, 실제로는 개량된 잎채소다. 식물학적으로는, 즉 ‘머리 없는 양배추’로 분류되며, 일반 양배추와 같은 종에 속한다. 이 꽃양배추는 식용을 위한 개량에서 출발한 양배추류 중, 시각적 특성을 강조한 관상용 변종이다. 잎의 중심이 결구되지 않고 펼쳐져 있는 특징은 케일(Kale) 계열과 유사하며, 잎의 색채와 형태가 추운 계절에도 유지된다는 점에서 조경용 식물로 활용된다. 야생에서 분화된 채소의 계보오늘날의 양배추속 식물(Brassica oleracea)은 모두 유럽 대서양 연안의..

샴푸의 역사: 두피를 씻는 문화에서 현대 화학의 결정체로

By Creator:Maddocks, CC0, wikimedia commons1. 기원: 머리를 씻는 전통, '챔포(chāmpo)'샴푸의 어원은 힌디어 에서 유래했으며, 이는 ‘누르다’, ‘마사지하다’라는 뜻이다. 고대 인도에서는 아유르베다 의학에 따라 허브 오일과 식물 추출물을 머리에 바르고 마사지하는 전통이 있었고, 이 행위 자체가 정화이자 치료였다. ‘샴푸’는 처음엔 제품이 아니라 두피를 손으로 문지르는 행위였다. 2. 서구로의 전파: 샥 딘 모하메드와 인도식 약용 증기탕이 전통은 19세기 초 인도 벵골 출신의 작가이자 사업가인 샥 딘 모하메드(Sake Dean Mahomed)에 의해 유럽에 소개되었다. 그는 1814년 브라이턴에 ‘인도식 약용 증기탕(The Indian Medicated Vapou..

발명품 이야기 2025.07.13

비가 오면 새들은 어디로 가나

비가 내리면 우리는 우산을 펴거나, 실내로 피신한다. 그렇다면 하늘을 나는 새들은 어떨까? 비를 맞으며 날 수 있을까, 아니면 따로 피할 곳을 찾아야 할까? 실제로 악천후 속에서 하늘을 날거나 물 위에 떠 있는 물새들을 보기는 쉽지 않다. 이 경우 새들은 어디에 숨어서 강풍과 폭우가 지나가길 기다리는 걸까? 젖지 않는 깃털의 비밀대부분의 새들은 어느 정도의 비는 무리 없이 견딘다. 그 이유는 깃털 자체에 있다. 많은 조류는 꼬리 부근에 위치한 '기름샘(uropygial gland)'에서 분비되는 유분을 부리로 퍼서 깃털에 고르게 바른다. 이 기름이 일종의 방수 코팅 역할을 하여 깃털이 물을 튕겨내도록 돕는다. 그러나 폭우처럼 강한 비가 오면 상황은 달라진다. 깃털이 물에 눅눅하게 젖기 시작하면 체온 조절..

동식물 이야기 2025.07.13

황소는 정말 빨간색에 흥분할까?

빨간 천에 돌진하는 황소, 진실일까?투우장에서 붉은 천이 펄럭이고, 격분한 황소가 그것을 향해 돌진하는 장면은 대중의 뇌리에 전형적인 투우의 이미지로 깊이 각인되어 있다. 황소가 빨간색을 싫어한다는 생각은 어쩌면 바로 그런 장면에서 비롯된 것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이 오래된 통념은 사실과 거리가 멀다. 실제로 황소는 빨간색을 인식하지 못한다. 소는 어떤 색을 볼 수 있을까?소는 인간과 달리 이색성 시각(dichromatic vision)을 가지고 있다. 인간은 빨강-초록-파랑의 세 가지 색을 감지할 수 있는 삼색성 시각(trichromatic vision)을 가진 반면, 소는 파랑과 노랑 계열의 빛만 감지할 수 있다. 이는 곧, 황소에게 빨간색은 뚜렷한 색으로 인식되지 않으며, 색 대비 없이 흐릿하게 ..

동식물 이야기 2025.07.12

왜 파도는 해변에 평행하게 밀려올까?

해변에 서서 파도를 바라보면 한 가지 흥미로운 사실이 눈에 들어온다. 파도가 해안선을 따라 거의 나란히 도달한다는 점이다. 바람이 바다를 휘저으며 만들어낸 이 물결이 어떻게 그렇게 반듯하게, 마치 정렬된 것처럼 밀려올 수 있을까? 그 이유는 바다의 깊이, 파도의 속도, 그리고 물리법칙이 만드는 정교한 변화 속에 숨어 있다. 처음에는 바람을 따른다먼 바다에서 파도는 바람에 의해 생성된다. 바람이 수면을 밀어 올리며 일으킨 에너지가 파동 형태로 전달되고, 이 에너지는 먼 거리까지 이어진다. 이때 파도의 진행 방향은 바람의 각도에 따라 결정된다. 따라서 처음 파도가 만들어질 때 꼭 해변을 향해 정렬되어 있는 것은 아니다. 대부분의 경우 파도는 해변에 대해 어느 정도 비스듬한 각도로 다가온다. 하지만 해안에 ..

꽃이 피는 칠레 아타카마 사막, 데시에르토 플로리도(Desierto Florido)

By Pato Novoa from Valparaíso, CC BY 2.0, wikimedia commons.지구에서 가장 메마른 사막, 아타카마칠레 북부에 위치한 아타카마 사막(Atacama Desert)은 세계에서 가장 건조한 사막으로, 연평균 강수량이 약 1~3mm에 불과하다. 이처럼 극단적인 환경에서도, 특정한 조건이 맞춰지면 놀라운 일이 벌어진다. 평소엔 황량하던 사막에 꽃이 피어나고, 전혀 다른 풍경이 펼쳐진다. 현지에서는 이 현상을 데시에르토 플로리도(Desierto Florido, ‘꽃이 피는 사막’)라고 부른다. 엘니뇨가 만든 생명의 틈이 현상은 단순한 강우만으로 설명되지 않는다. 태평양에서 발생하는 해양 이상 현상, 엘니뇨(El Niño)가 핵심 배경이다. 엘니뇨는 해수면 온도를 상승시키..

왜 바닷물은 짜고, 강과 호수는 짜지 않을까?

지구 표면의 70%는 물로 덮여 있지만, 그 물이 모두 같은 성질을 가진 것은 아니다. 강과 호수의 물은 우리가 마실 수 있을 정도로 담백한 반면, 바닷물은 짜다. 그렇다면 이 차이는 어디에서 비롯된 것일까? 바다는 태초부터 짰을까? 아니면 짠맛은 지질학적 시간 속에서 차곡차곡 쌓인 결과일까? 짠맛의 기원은 육지에서바닷물의 짠맛은 육지에서 비롯된 것이다. 바람과 비는 오랜 시간 동안 산과 언덕, 평야의 암석과 토양을 조금씩 침식시키며 무기질을 떼어낸다. 이 무기질 가운데는 염화나트륨, 즉 우리가 말하는 소금의 성분이 포함되어 있다. 이들은 강물에 실려 바다로 흘러들어간다. 사실, 강물에도 염분이 포함되어 있다. 하지만 그 농도는 매우 낮아서 인간의 미각으로는 감지할 수 없을 정도다. 호수 또한 마찬가지다..

알바트로스(Albatross) – '가장 멀리 나는 새'라는 오해

끝없는 수평선 위, 커다란 날개를 펴고 바람을 타는 새. 알바트로스(Albatross, Diomedeidae)는 바다를 삶의 무대로 삼고 수년씩 육지를 떠나 살아간다. 그 거대한 날개와 광활한 이동 범위 때문에 흔히 '가장 멀리 나는 새'로 불리지만, 이 표현은 절반의 사실만을 담고 있다. 바다 위를 떠도는 삶알바트로스는 본질적으로 바다의 새다. 대표적인 종인 흰날개알바트로스(Diomedea exulans)는 날개 길이만 3.3미터에 이르고, 평생 대부분의 시간을 해상에서 보낸다. 이들은 상승기류와 파도의 바람을 이용해 거의 날개를 퍼덕이지 않고 바다 위를 활공한다. 어린 알바트로스는 바다로 나선 뒤 번식할 준비가 될 때까지 수년을 바다에서 보낸다. 이 기간 동안 육지를 찾는 일은 거의 없으며, 삶의 대..

동식물 이야기 2025.07.09

세계 기후변화: 멈추지 않는 지구의 경고

By RCraig09 - Own work, CC BY-SA 4.0, wikimedia commons. 지구적 온난화 지구는 지금, 수십만 년 동안 겪어본 적 없는 속도로 뜨거워지고 있다. 과학자들은 바다, 대기, 육지, 극지방의 얼음, 심지어 생물권 전체가 빠르게 변화하고 있음을 경고한다. 기온 상승은 지구 곳곳에서 동시에 나타나고 있으며, 단순히 한 지역의 문제가 아닌 전 지구적 위기다. 일부 예외 지역도 있다. 북대서양의 일부 해역에서는 오히려 수온이 낮아지는 현상이 관측됐는데, 이는 북대서양 해류 약화의 영향으로 해석된다. 남극해 일부 지역의 냉각 현상도 아직 정확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다. 그러나 이런 예외적인 사례들을 제외하면, 오늘날의 온난화는 전례 없는 규모와 속도를 보인다. 지구 평균 기온..

특이점(Singularity)이란 무엇인가

특이점(Singularity)은 기술발전이 일정 임계점을 넘어, 인간사회와 문명 전체가 본질적으로 변형되는 전환점을 의미한다. 이 개념은 원래 물리학과 수학에서 사용됐다. 블랙홀의 중심처럼 기존 물리법칙이 더 이상 적용되지 않는 극단적 지점을 지칭하는 말이었다. 그러나 오늘날 특이점은 주로 미래학과 기술철학에서 인간의 미래를 논의할 때 등장하는 핵심 용어로 자리 잡았다. 커즈와일의 특이점 개념특이점이라는 개념을 대중화시킨 인물은 미국의 미래학자 레이 커즈와일(Ray Kurzweil)이다. 그는 2005년에 발표한 저서 《특이점이 온다, The Singularity Is Near》를 통해 기술적 특이점 개념을 정리했다. 커즈와일은 인공지능, 나노기술, 생명공학, 뇌과학 등이 융합하며 인간의 한계를 뛰어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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