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이야기

전세 사기 case 3 깡통 전세 사기

Egaldudu 2025. 1. 28. 19:26

전주 깡통주택 170억대 전세사기

 

202410 30일 전북경찰청은 전세 사기 조직 총책 40A씨와 공인중개사 B(50) 2명을 구속했다고 밝혔다. 이들과 함께 사기 과정에서 명의 대여자, 부동산 중개인 등의 역할을 분담했던 공모자 17명도 불구속 입건되었다. 치밀하게 설계된 전형적인 깡통 전세 사기 사건이었다.

 

19명으로 구성된 이 사기 조직은 주범 A씨의 지시에 따라 2020년부터 20246월까지 전주 지역의 구축 빌라 19채를 차명으로 사들였다. 자기자본 없이 세입자 보증금과 대출만으로 매입하는 방식이었다. 이들은 직접 중개법인을 설립하여 사회 초년생들을 주 타겟으로 삼아 전세 보증금을 받아 챙겼다. 사기 규모는 무려 173억원으로 피해자수도 235명에 달했다.

 

사건이 수면 위로 떠오르기 시작한 것은 한 피해자가 경찰서에 고발장을 접수하면서였다. 고발장의 내용은 자신이 세든 다가구 주택이 경매에 넘어가면서 보증금 8500만원을 돌려받지 못하게 됐다는 것이었다. 당시 그 피해자가 거주하던 주택은 근저당권이 설정돼 있던 깡통 주택이었다.


깡통 주택

 

 

깡통 전세는 임대인이 은행에서 집을 담보로 대출 받은 금액과 전세 보증금을 합한 금액이 매매시세의 80%보다 높은 경우로, 예를 들어 집값은 5억인데 임대인의 은행 대출금이 2억이고 임차인의 전세 보증금이 2억 4천이라면 임대인의 집이 경매로 넘어갔을 때 보증금을 온전히 돌려받지 못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깡통 주택은 보통 자기 자본을 최소화하여 갭투자로 주택을 구입하는 경우에 많이 발생한다. 완전 무자본 갭투자라면 해당 부동산 가격이 하락하는 경우 보증금 반환은 거의 불가능해 보인다.

 

깡통 전세 사기는 이런 메커니즘을 사기적으로 응용한 것이라 할 수 있다. 사기범 임대인은 임차인에게 해당 부동산의 매매 시세를 실제보다 부풀려 높은 전세 보증금을 지불하도록 유도한다. 일례로, 선순위 담보 없는 실거래가 2억원 빌라의 적정 전세보증금은 2억원의 80%1 6천만원 정도이다. 그러나 사기범 임대인은 실거래가를 3억원이라고 속여 적정 전세보증금을 24천만원(3억원의 80%)으로 계산한다. 이 금액으로 전세계약이 체결된다면 임차인은 빌라의 실제 가치보다 훨씬 높은 금액을 전세 보증금으로 지급하는 꼴이 된다.

 

전세 계약 체결 시에는 담보대출 채무와 전세 보증금을 합한 금액이 주택의 가치와 비교하여 적정했다 하더라도 집값 하락으로 역전세가 발생하는 경우가 있다. 이 경우, 전세가가 많이 하락했음에도 임대인이 보증금을 내리지 않아서 집 보러 오는 사람이 없다면 보증금 반환은 하염없이 지연될 것이다. 부동산 시세 하락을 임대인이 의도하지 않았다 하더라도 결과적으로 보증금을 돌려줄 수 없는 상황이라면 이 역시 전세 사기로 의심해 보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