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식물 이야기

필리핀안경원숭이 ᅳ 세상에서 가장 작은 영장류 중 하나

Egaldudu 2025. 10. 23. 14:33

필리핀안경원숭이(Carlito syrichta), 필리핀 보홀(Bohol)

By Plerzelwupp, Own work, CC BY-SA 3.0, wikimedia commons

 

1. 분류와 서식지

필리핀안경원숭이(Philippine tarsier, Carlito syrichta)는 영장목(Primates) 안경원숭이과(Tarsiidae)에 속하는 종으로, 세계에서 가장 작은 영장류 중 하나다. 주로 필리핀 남부 지역 ᅳ 보홀(Bohol), 레이테(Leyte), 민다나오(Mindanao), 사마르(Samar) ᅳ 의 열대 우림과 관목지대에 서식한다.

 

이 종은 한때 Tarsius syrichta로 분류되었지만, 유전학적 차이와 형태적 특성에 근거해 2008년 이후 별도의 속인 Carlito로 재분류되었다.

 

2. 형태적 특징

성체의 몸길이는 약 10~15cm, 꼬리는 20cm 안팎으로 몸보다 길다. 몸무게는 80~160g 정도이며, 큰 눈이 가장 특징적이다. 각 눈의 지름은 약 1.5cm, 뇌보다 크다.

 

안경원숭이는 다른 영장류와 달리 눈을 움직일 수 없다. 대신 머리를 좌우로 180도 회전시켜 시야를 확보한다. 이 특징은 야행성 생활과 먹이 탐색에 유리하다.

 

3. 생태와 행동

필리핀안경원숭이는 완전한 육식성 영장류로, 곤충을 주된 먹이로 삼지만 작은 파충류나 새를 잡기도 한다. 사냥은 주로 야간에 이루어지며, 정지 상태에서 먹이를 포착한 뒤 강한 뒷다리로 뛰어올라 낚아챈다한 번의 도약은 자기 몸길이의 40배 이상에 달한다. 이 강력한 점프력은 긴 다리뼈와 발가락 구조 덕분이다.

 

또한, 2012년 텍사스 A&M 대학과 다트머스 대학 공동 연구팀의 발표에 따르면, 이 종은 최대 91kHz의 초음파를 인식하고 약 70kHz의 초음파를 발성할 수 있다. 이는 인간의 가청 범위(20kHz 이하)를 훨씬 넘어서는 수치로, 영장류 중 유일하게 초음파 의사소통이 확인된 사례다.

사람의 어깨 위에 올라탄 필리핀안경원숭이

By Lsj - Own work, CC BY 3.0, wikimedia commons.

 

4. 번식과 사회성

필리핀안경원숭이는 단독 생활을 하는 경향이 강하다. 한 마리의 수컷이 여러 암컷의 영역과 겹칠 수 있지만, 서로 간의 접촉은 짧고 제한적이다.

 

필리핀안경원숭이는 단독 생활을 하는 경향이 강하다. 한 마리의 수컷이 여러 암컷의 영역과 겹칠 수 있지만, 서로 간의 접촉은 짧고 제한적이다. 번식은 일 년 내내 이루어질 수 있으며, 임신 기간은 약 6개월, 한 번에 한 마리의 새끼를 낳는다.

 

새끼는 출생 시 이미 털이 있고 눈을 뜬 상태로 태어난다. 1~2년이 지나면 성적으로 성숙하며, 수명은 연구마다 차이가 있으나 대체로 20년 안팎으로 추정된다.

 

5. 보전 상태

국제자연보전연맹(IUCN, 2020)은 필리핀안경원숭이를근위협(Near Threatened)’ 등급으로 분류한다.

주요 위협 요인은 다음과 같다.

  • 서식지 파괴: 열대림의 농경지 전환과 벌목
  • 관광 산업: 일부 지역에서셀카 동물로 이용
  • 불법 포획: 애완용 거래 목적

이 종은 스트레스에 극도로 민감해 포획되면 스스로 부딪히거나 움직임을 멈추는 행동을 보이며 사망에 이르는 경우도 많다. 이에 따라 필리핀 정부는 안경원숭이 보호구역(Tarsier Sanctuary)를 운영하며 야생 개체의 복원과 보호에 힘쓰고 있다.

 

6. 마무리하며

필리핀안경원숭이는 진화적 독립성과 생리적 특이성이 매우 높은 영장류다. 야행성 포식자로서의 생태적 적응, 초음파 의사소통 능력, 제한된 번식 속도 등은 이 종의 생존 전략을 잘 보여준다. 하지만 낮은 개체 수와 서식지 감소로 인해 장기적인 보전 관리가 필수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