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식물 이야기

세계에서 가장 높은 나무, 하이페리온(Hyperion)

Egaldudu 2025. 10. 28. 13:18

레드우드 국립공원에 자라는 세쿼이아 나무

By NPS Photo, Public Domain, wikimedia commons

 

1. 하늘을 향한 기록

세계에서 가장 높은 나무의 이름은 하이페리온(Hyperion)이다. 이 거대한 나무는 미국 캘리포니아 북부의 레드우드 국립공원(Redwood National Park) 안에 자리한 상록 세쿼이아(Sequoia sempervirens) 종이다.

 

2006, 두 명의 자연 탐사자 크리스 앳킨스(Chris Atkins)와 마이클 테일러(Michael Taylor)가 숲의 밀림 속에서 이 나무를 발견했다. 정확한 높이는 115.92미터로, 38층 건물에 해당한다. 이후의 여러 측정에서도 그 기록은 여전히 깨지지 않았다.

 

2. ‘하이페리온이라는 이름

하이페리온(Hyperion)은 그리스 신화에서 태양의 신 헬리오스(Helios)의 아버지로, ‘하늘 위에서 보는 자라는 뜻을 가진 타이탄 신족(Titan)의 이름이다. 그리스 신화의 상징처럼, 이 나무는 하늘에 가장 가까이 닿은 존재로 불린다. 이와 함께 같은 지역에는 헬리오스(Helios), 이카로스(Icarus), 스트래토스피어 자이언트(Stratosphere Giant) 같은 이름의 초고목들도 존재한다.

 

3. 나무가 더 이상 자랄 수 없는 이유

하이페리온이세계에서 가장 높은 나무로 불리지만, 이 높이도 자연의 한계선에 근접한 값이다. 과학자들은 식물이 물을 끌어올리는 능력이 중력의 제약을 받는다고 본다. 대략 122~130미터 사이가 이론적으로 가능한 최대 높이로 계산된다. 그 이상이 되면 뿌리에서 끌어올린 물이 잎 끝까지 도달하지 못해, 광합성에 필요한 수분 공급이 끊기고 성장이 멈춘다. , 하이페리온은 자연이 허용한 최대치에 도달한 생명체라 할 수 있다.

 

4. 접근이 금지된 이유

하이페리온은 2006년 발견된 이후 전 세계적 주목을 받았지만, 일반 탐방객에게는 그 위치가 공식적으로 공개되지 않았다. 방문객이 몰리면서 그 주변 숲 바닥의 식생이 훼손되고, 나무 뿌리 주변의 생태계가 위협받았기 때문이다.

 

2022년 이후, 미국 국립공원청(National Park Service)하이페리온 접근 금지 구역을 공식 지정했다. 허가 없이 접근할 경우 최대 6개월의 징역 또는 5,000달러의 벌금이 부과된다. 이는 단순한 보호 조치가 아니라, 숲의 생태계를 지키기 위한 필수적인 결정이다.

 

5. 하이페리온을 대신 만나는 방법

레드 우드 국립공원의 해안 세쿼이아 원시림 지대

By NPS Archives, Public Domain, wikimedia commons

 

하이페리온을 직접 볼 수는 없지만, 같은 공원 안에는 그에 못지않은 세쿼이아들이 숲을 이룬다. ‘Tall Trees Grove’‘Lady Bird Johnson Grove’ 트레일에서는 높이 90~100미터에 이르는 거목들을 가까이서 관찰할 수 있다. 그곳에서 나무의 높이를 실감하면, 보이지 않는 하이페리온이 왜하늘을 향한 생명의 한계선이라 불리는지 이해할 수 있다.

 

6. 보이지 않는 존재의 의미

하이페리온은 현재 일반인이 직접 볼 수 없는 나무가 되었다. 그러나 이는 훼손을 막기 위한 보호 조치로, 생태계 보전을 위한 결정이다. 하이페리온은 지금도 레드우드 국립공원의 숲속에 서 있으며, 그 존재는 거대 식생의 생태적 가치를 상징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