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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버스(Metaverse)의 뜻과 구조, 그리고 과제

가상과 현실이 겹치는 새로운 공간메타버스(Metaverse)는 ‘가상’을 뜻하는 meta와 ‘우주’를 의미하는 universe의 결합어로, 가상공간 안에서 인간의 사회활동이 구현되는 확장된 디지털세계를 의미한다. 이 용어는 1992년 미국 작가 닐 스티븐슨(Neal Stephenson)의 SF 소설 『Snow Crash』에서 처음 등장했다. 그는 현실과는 다른 세계에서 사람들이 아바타 형태로 살아가는 구조를 상상했고, 이후 이 개념은 현실 기술발전과 맞물려 널리 사용되기 시작했다. 특히 팬데믹 이후 원격접속과 가상환경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면서 메타버스는 게임, 교육, 협업, 상거래 등 다양한 분야에서 주목받게 되었다. 이는 단순한 기술의 발전을 넘어 새로운 사회적 공간의 등장을 암시한다. 기술로 구현되..

변이 바이러스와 키메라 바이러스: 자연과 조작

바이러스는 모두 같은 방식으로 출현하는 것이 아니다. 어떤 바이러스는 시간이 흐르며 스스로 돌연변이를 일으켜 변형되고, 또 어떤 바이러스는 실험실에서 조작을 거쳐 만들어진다. 그 대표적인 예가 ‘변이 바이러스’와 ‘키메라 바이러스’다. 1. 변이 바이러스 (Variant Virus)변이 바이러스는 기존 바이러스가 복제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유전자에 변화를 일으켜 새롭게 나타난 형태를 말한다. 이 과정은 바이러스가 숙주 내에서 증식하는 도중에 자연스럽게 발생하며, 시간이 지남에 따라 바이러스의 전염력, 병원성, 백신 회피 능력 등이 달라질 수 있다.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알파형, 델타형, 오미크론형은 모두 변이 바이러스에 해당하며, 각각의 변이는 백신과 치료제의 효과, 전파 속도, 중증도에 영향을 미쳤다. 바..

생성형 AI (Generative AI): 콘텐츠를 만들어내는 인공지능의 구조와 쟁점

1. 생성형 AI란 무엇인가생성형 AI(Generative AI)는 입력된 데이터를 바탕으로 새로운 콘텐츠를 생성하는 인공지능 기술을 말한다. 기존의 AI가 주로 판단과 분류기능에 집중했다면, 생성형 AI는 텍스트, 이미지, 음성, 영상 등 실제로 존재하지 않던 결과물을 만들어낸다는 점에서 구별된다. 대표적인 예로는 텍스트를 생성하는 ChatGPT(OpenAI), 이미지를 그리는 Midjourney, 영상을 생성하는 Sora(OpenAI) 등이 있으며, 이들 모두는 대규모 언어모델(Large Language Model, LLM) 또는 멀티모달 모델을 기반으로 작동한다. 2. 어떻게 작동하는가생성형 AI는 딥러닝(Deep Learning), 특히 트랜스포머(Transformer) 구조를 활용하여 방대한 데..

규제 샌드박스(Regulatory Sandbox): 기술에게 허락된 시험 공간

기술실험을 허용하는 제도규제 샌드박스는 새로운 기술이나 서비스가 기존의 법이나 제도에 막히지 않고 일정한 조건 아래에서 시험적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허용하는 제도이다. 정부는 정해진 범위 안에서 규제를 유예하고, 기술기업은 실제 서비스처럼 실험할 수 있게 된다. 왜 필요한가빠르게 발전하는 기술은 기존 법체계에 존재하지 않는 방식으로 등장하곤 한다. 이때 제도가 정비되기 전까지 모든 시도를 금지한다면 혁신이 지연될 수 밖에 없다. 규제 샌드박스는 이러한 공백을 메우기 위한 과도기적 장치이다. 이름의 의미‘샌드박스’는 아이들이 울타리 안에서 안전하게 노는 모래 놀이터에서 유래한 말이다. 위험을 통제 가능한 범위로 제한하고, 그 안에서 실험을 허용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전면적인 규제 해제가 아니라, 정부가..

핀테크(Fintech): 금융을 다시 설계하는 기술

1. 핀테크란 무엇인가 핀테크(Fintech)는 금융(Finance)과 기술(Technology)의 합성어다. 예금, 대출, 결제, 보험, 자산관리 등 전통적인 금융서비스에 디지털 기술을 접목한 새로운 산업을 의미한다. 처음에는 모바일 송금이나 간편 결제서비스가 중심이었지만 지금은 인공지능(AI), 빅데이터, 블록체인, 오픈 API 같은 기술이 다양한 금융분야에 응용되고 있다. 2. 핀테크는 왜 등장했는가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는 기존 금융시스템에 대한 신뢰를 크게 흔들었다. 이후 인터넷과 스마트폰 보급이 본격화되면서 사용자 중심의 빠르고 편리한 금융 서비스에 대한 수요가 높아졌다. 기술기업들이 금융시장에 진입하기 시작한 것도 이 시기다. 기존 은행 중심의 폐쇄적인 구조에 기술기반 기업들이 도전장을 던..

기본소득, 모두에게 주는 돈은 가능한가

1. 기본소득이란 무엇인가기본소득(Basic Income)은 정부가 모든 시민에게 무조건적으로, 정기적으로, 동일한 금액을 지급하는 제도를 말한다. 직업이 있든 없든, 부자이든 아니든, 자격 심사나 조건 없이 국가가 보장하는 최소한의 소득이다. 전통적인 복지제도는 보통 저소득층에 선별적으로 지원되며 신청과정에서 소득조사나 조건심사가 필요하다. 반면, 기본소득은 이런 복잡한 절차나 낙인효과 없이 보편적으로 제공된다는 점에서 개념적 차이를 가진다. 2. 기본소득의 기원기본소득의 사상적 기원은 18세기로 거슬러 올라간다. 미국 독립운동가 토머스 페인(Thomas Paine)은 1797년 『토지 정의(Agrarian Justice)』에서 토지로부터 얻는 수익은 인류 공동의 자산이므로 일정 금액을 모두에게 나눠줘..

바닷물이 밤에 빛나는 이유

1. 달빛처럼 반짝이는 밤바다이 이미지는 밤바다에 파도가 부서지며 푸르게 반짝이는 장면을 담고 있다. 이와 같은 현상은 일반적으로 ‘바다의 발광(sea sparkle)’이라 불린다. 표면적으로는 달빛의 반사처럼 보일 수 있으나 실제로는 미세한 해양생물에 의한 생물발광(bioluminescence) 현상이다. 2. 야광충, Noctiluca scintillans이 발광의 주인공은 야광충(Noctiluca scintillans)이라는 단세포 생물이다. 이 생물은 짧은 편모를 이용해 이동하며 다른 미생물을 잡아먹는 포식성 플랑크톤이다. 야광충은 와편모조류 계통에 속하는 원생생물이며, 껍질이 없고 지름이 약 1mm로 비교적 크기 때문에 조용한 밤 바다에서는 맨눈으로도 이 생물이 빛을 내며 움직이는 모습을 관찰..

동식물 이야기 2025.04.18

화이트노이즈, 핑크노이즈, 브라운노이즈 – 소리의 색깔로 구분되는 소음

소리에도 ‘색깔’이 있다는 말은 비유가 아니라 실제 음향공학에서 사용하는 개념이다. 화이트노이즈(white noise), 핑크노이즈(pink noise), 브라운노이즈(brown noise)는 소리의 주파수 분포와 에너지 분배방식에 따라 구분되는 세 가지 유형의 소음이다. 이들은 각각 다른 특성을 지니며 일상에서의 활용방식도 다르다. 1. 화이트노이즈 (White Noise)화이트노이즈는 가청주파수(약 20Hz~20kHz) 전 구간에 걸쳐 에너지가 고르게 분포된 소리를 말한다. 수학적으로는 모든 주파수 성분의 세기가 동일하며, 청각적으로는 일정하고 단조로운 배경음처럼 들린다. 화이트노이즈는 라디오 잡음이나 선풍기, 에어컨이 내는 일정한 기계음처럼 들리는 소리다. 이 소리는 일정한 패턴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땅속에서 살아가는 동물, 두더지

이름에 담긴 오해두더지는 중세영어에서 ‘moldewarp’라 불렸다. 흙(mould)과 비틀다(warp)라는 말이 결합된 이 단어는 ‘흙을 움직이는 자’라는 뜻을 담고 있었다. 그러나 현대영어에서는 이 의미가 사라지고 단지 ‘mole’이라는 이름만 남았다. 반면 독일어의 ‘Maulwurf(마울부르프)’에는 고대어 ‘muwurf’의 흔적이 남아 있다. 문자 그대로 ‘입으로 던지는 자’라는 뜻인데, 이는 두더지가 주둥이로 흙을 퍼올린다고 오해한 데서 비롯된 이름이다. 굴을 파는 건 입이 아니다두더지의 주둥이는 굴을 파는 도구가 아니다. 시각이 퇴화한 대신 주둥이와 그 주변의 감각 털은 지하환경에서 방향을 감지하는 정밀한 촉각기관으로 작용한다. 실제로 흙을 퍼올리는 건 앞다리다. 두더지의 앞다리는 측면으로 벌..

동식물 이야기 2025.04.18

스불재부터 킹받네까지 5가지 신조어

처음 들으면 낯설지만 이미 우리 곁에 들어와 있는 표현들이다. 온라인에서 시작되어 이제는 일상 대화 속에도 자연스럽게 스며들었다. 말의 구조와 맥락을 알면 그저 유행어로만 보이진 않는다. 스불재‘스스로 불러온 재앙’이라는 표현에서 비롯된 말이다. 처음엔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유행했지만 지금은 일상 대화에서도 종종 들을 수 있다.자신이 감당할 수 없는 일정을 스스로 짰다가 후회할 때, 또는 무리한 선택을 해놓고 그 결과에 당황할 때 이 표현이 쓰인다. 누구를 탓하기도 애매한 상황에서 자조적으로 말할 수 있는 말로, ‘자업자득’을 좀 더 가볍고 유머러스하게 표현한 형태라고 볼 수 있다. 알잘딱깔센‘알아서 잘, 딱, 깔끔하고 센스 있게’의 앞 글자들을 따서 만든 표현이다. 겉으로는 칭찬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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